구제적인 보상안 제시 못해…오는 7월 전담 패널 구성
[미디어펜=신진주 기자]가습기 살균제와 관련된 피해자들의 만남, 언론 인터뷰를 재차 거부하던 옥시가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 제품이 출시된지 15년만, 이로 인해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온지 5년만에 사과다. 회견장은 욕설과 고성이 난무하고 피해자 측의 분노로 가득찼다. 

   
▲ 습기 살균제와 관련된 피해자들의 만남, 언론 인터뷰를 재차 거부하던 옥시가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 제품이 출시된지 15년만, 이로 인해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온지 5년만에 사과다. 회견장은 욕설과 고성이 난무하고 피해자 측의 분노로 가득찼다. /미디어펜
 

2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옥시의 제조사 측이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사과하고 피해보상 방안을 제시했다. 

아타 사프달 옥시레킷벤키저 대표는 "그동안 대응하지 못한점에 대해 사과를 드린다"며 "사과와 보상대책이 늦어진 이후는 충분하고 완전한 보상안을 마련하기 위한 준비시간이 필요했기에 좀 지연됐다. 결국 때를 기다린거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날 회견장에서 발표한 옥시 측의 피해 보상 방안은 너무나 포괄적이어서 충분한 보상안을 마련하기 위해 5년이란 시간이 지났다는 옥시 측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있다.    
옥시 측에 따르면 우선 1등급, 2등급 판정을 받으신 피해자 분들 가운데 옥시 제품을 사용한 분들을 대상으로 보상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피해자수를 조사한 바도 없으며 정부의 발표한 수칙만 파악하고 있었다. 

사프달 대표는 "한국 질병관리본부와 환경부 조사결과를 갖고 있는데 1,2차 정부 피해조사 신청자 530명 가운데 옥시 제품을 사용한 1·2등급 판정 피해자는 178명으로 알고 있다"며 "1000명가량 대상으로 3차 조사가 진행중인 것으로 안다"며 "과거에도 한국 정부가 내놓으느 통계를 사용했고, 자체적으로 조사하지는 않았으며 앞으로도 한국 정부가 집계하는 수치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는 7월 중으로 패널(기구)를 구성하고 패널이 피해자의 의견을 반영해 보상금액을 정할 것이며, 영국 본사와 한국 법인이 함께 지침을 짤 것"이라고 덧붙였다. 

옥시가 내세운 독자적인 기구 역시 구체적인 인원과 구성원들이 정해지지 않았다. 그저 1~2등급 피해자들에게 보상안을 따로 마련할 것이고, 100억의 인도적 기금은 이외 다른 피해자들을 위해 쓰여질 것이라는 게 전부다.  

사프달 대표는 "기자회견은 전적으로 영국 옥시 본사와 제가 책임을 지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며 "유한회사로 전환했다고 책임이나 권한이 달라지는 것이 없으며, 앞으로 피해단체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조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해성을 알고 있었다면 안썼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일단은 검찰의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할 일"이라며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한편 회사 내부적으로 사실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자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만일 잘못된 행위가 확인된다면 즉각적이고 신속한 시정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해자 단체들은 면피성 사과라며 울분을 토했다. 한 피해자는 "옥시에 100번도 넘게 연락을 취하려 했지만 단 한 번도 윗사람과 연락이 안됐다"며 "지난 5년간 가습기 관련한 사과를 계속 외면하다가 검찰 수사를 하는 시점에서 간담회 형식의 사과를 우리보고 받아들이라는 것이냐"고 다그쳤다. 

이어 "사회악 옥시는 대한민국에서 자진 철수, 우리사회에서의 영원한 퇴출을 요구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분노한 피해자 가족들은 2∼3년 근무하다 떠나는 한국법인 대표가 아니라 영국 본사 측과 이야기하게 해달라고 요구하며 거칠게 항의했다. 이에 대해 사프달 대표는 "모든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한국법인을 떠나지 않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네티즌 역시 5년간 피해자들의 호소에 귀를 닫다가 검찰 조사가 본격화 되고 불매운동이 확산되자 등 떠밀려 나온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네이버 아이디 'zxc3***'는 "이 기회에 옥시가 망해야 다른 기업들이 정신차린다. 그냥 보상 거부하고 소송 걸고, 불매운동 해야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아이디 smgl****는 "국제적으로 공론화해서 전세계적으로 불매운동g하고 레킷벤키저가 악랄한 기업이라는 프레임을 가지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말이 필요없다. 불매하자", "우리나라에서 퇴출합시다", "옥시는 살인마! 이 땅을 떠나라"라는 의견이 올라왔다. 

한편 옥시는 이날 사프달 대표와 따로 면담하게 해달라는 피해자 가족의 요구를 수용하겠다고 밝혔지만, 간담회가 끝나고 1시간이 지나서야 취재진 없이 옥시 사무실로 이동해 이야기하는 것을 조건으로 면담 요청을 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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