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신진주 기자]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 사장이 지난 29일 각자 보유한 ㈜신세계와 ㈜이마트 주식을 장내 매매를 통해 맞바꾸면서 신세계그룹 후계구도의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시간외매매를 통한 주식 교환으로 정용진 부회장의 ㈜신세계 지분율은 7.32%에서 0%로, ㈜이마트 지분율은 7.32%에서 9.83%로 변동됐다. 

정유경 총괄사장은 ㈜신세계 지분율이 2.51%에서 9.83%로 올라갔고, 2.51% 보유했던 ㈜이마트 지분은 모두 정리됐다.

남매간의 주식 교환을 통해 오빠인 정 부회장은 정 총괄사장이 경영을 맡고 있는 ㈜신세계의 주식을 한 주도 보유하지 않게 됐다. 

정 총괄사장은 이마트의 지분을 오빠에게 모두 넘긴 대신, 애초 정 부회장보다 낮았던 ㈜신세계의 지분율은 높아졌다. 

재계에선 신세계그룹의 후계를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실제 신세계와 이마트는 이명희 회장이 각각 18.2%씩의 지분으로 서열 1위다. 이들 남매는 주식 교환으로 각각의 부문에서 지배력을 강화했지만 지분 서열은 기존과 동일하게 2위를 유지한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번 지분 교환은 지난해 12월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통해 밝힌 신세계그룹의 각 사 책임경영을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주식정리는 그룹의 각 사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인 만큼 계열사 별 경영구분이 확실해질 전망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이마트를 주축으로 식품과, 호텔 사업을 맡고, 여동생인 정유경 백화점 총괄사장은 백화점 및 면세점과 패션 사업을 경영한다. 

정용진 부회장은 이마트를 기반으로 하며, 다양한 콘셉트의 전문 로드숍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먼저 오는 3일 오픈하는 일렉트로마트 판교점이 주목된다. 평소 정 부회장은 일렉트로마트 등 이마트의 전문매장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체험형 몰을 선호하는 쇼핑 패턴을 파악한 정 부회장은 다양한 쇼핑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추구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체험을 중시한 정 부회장이 최근 각별히 관심을 쏟고 있는 것은 오는 9월에 경기도 하남에 문을 여는 교외형 복합쇼핑몰이다. 그는 쇼핑몰의 이름을 직접 짓기도 했다. 

한편 정유경 총괄 사장은 취임 후 첫 작품으로 신세계 강남점 증축을 선보인 가운데, 서울 지역 최대 면적 백화점으로서 오픈 한달 여 동안 전년대비 40%가 넘는 매출을 끌어올리는 성과를 보였다. 또한 토종 잡화 부문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화장품 시장 진출 사업도 점차 넓혀가고 있다. 

최근 정 총괄사장은 오는 18일 오픈 예정인 서울 시내 면세점 오픈 작업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는 지분 구조와 관계없이 면세점 사업은 모두 정 사장이 담당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현재 정 사장은 면세점 사업담당으로부터 브랜드 유치 상황을 정기적으로 보고받으며 오픈작업을 지휘하고 있다.

앞으로 웨스틴조선호텔의 면세점사업부를 신세계DF로 합치는 사업조정도 단행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신세계 관계자는 "백화점과 연관성이 높은 패션과 면세점 사업은 정 사장이 담당하고, 나머지 사업은 정 부회장이 맡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