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수출입은행이 한국 기업의 '이란 진출로'를 넓히기 위해 이란 정부와 금융협력 강화에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이란으로 떠난 수출입은행 이덕훈 은행장은 우선 지난 2일 오전(현지시간) 한국 기업의 대이란 수출과 수주 지원을 위해 이란 중앙은행과 90억 달러 규모의 수출금융 기본여신약정(FA) 체결을 위한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수출입은행은 이란의 병원, 교통, 정유, 석유화학, 제철, 선박, 발전 부문 등에 대한 수출과 수주 지원에 나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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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출입은행과 이란 국가개발펀드(NDFI)가 지난 2일 오후(현지시간) 이란 NDFI 본사에서 한-이란 양국기업 참여 사업에 대한 협조융자와 상호협력 가능 사업에 대한 정보 교환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왼쪽 다섯 째부터 사이드 사프다 호세이니(Sayyed Safdar Hosseini) NDFI 의장, 이덕훈 수은 행장, 김영수 수은 부행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수출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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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훈 수은 행장은 이날 이란 대통령궁에서 발리올라 세이프(Valiollah Seif) 이란 중앙은행 총재와 만나 이 같은 내용의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이 자리에는 이란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Hassan Rouhani) 이란 대통령이 임석했다.
두 기관의 양해각서 체결에 따라 향후 본 계약이 맺어지면 이란 중앙은행은 FA 한도를 총괄 관리하고 이란 경제재무부는 지급보증을 제공한다.
이란 경제제재 이후 '최초의 FA'가 될 이번 계약은 수은과 6개 이란 상업은행이 체결할 예정이다. FA는 이란이 정부보증 형식으로 외자를 도입하여 국책사업을 수행할 때 전통적으로 사용하는 금융방식이다. FA에서 공통 지원조건과 금융계약 주요 내용을 미리 결정하기 때문에 FA 한도 내 개별여신은 개별 지원조건만 합의되면 신속한 금융 지원이 가능하다.
수은 측 관계자는 "이란 정부가 추진 중인 석유‧가스와 인프라 등 대규모 사업에 대한 수은의 발 빠른 금융지원이 가능해져 한국 기업의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평가했다.
현재 수은은 이란의 댐, 수로, 철도, 병원, 수력발전, 석유화학, 제철 등 한국 기업이 추진 중인 40여 개 프로젝트에 대해 협의를 하고 있다. 이미 이중 10건 이상의 사업에 금융지원을 위한 관심서한(Letter of Support)을 발급해 이란 정부 측에 전달했다.
한편 수은은 이란 보건의료 분야에 진출할 한국 기업에 대한 수주 지원 체제도 구축했다. 이 행장은 이날 같은 자리에서 하산 하쉐미(Hassan Hashemi) 이란 보건의료교육부 장관과 20억 달러 규모의 이란 병원건설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수은-대한민국 보건복지부-이란 보건의료교육부 3자 서명으로 체결된 이번 MOU는 이란의 6개 대형병원 건설프로젝트를 한국 기업에 배정하고, 금융은 수은이 전담 지원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이란은 작년 5월부터 시작된 의료개혁계획(Health Transformation Plan)에 따라 90여 개의 병원 건설을 적극 추진 중이다. 총 사업비만 20억 달러에 달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세계적 수준의 한국형 병원을 이란에 건설하는 것이다.
이번 협력대상에는 6개 병원 건설 사업을 비롯해 암센터, 영상의학센터, 신장투석센터 등 기타 보건의료 분야도 포함됐다. FA를 통한 수은의 첫 금융 지원대상은 한국 기업이 수주하는 이란 병원건설 사업이 유력해 보이는 상황이다.
특히 수은의 금융 지원은 한국산 의료기자재 등을 일정 수준 도입해야 하는 조건이 있어 한국 기업의 이란 시장 진출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평가다.
아울러 수은은 병원사업 외에도 의료기기, 제약 등 기타 보건의료사업에 대해 한국 기업의 참여를 위해 전대금융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이미 수은은 지난해 8월 이란 투자청과 병원사업에 대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 행장은 같은 날 오후 자리를 옮겨 이란 국가개발펀드(NDFI) 본사에서 사이드 사프다 호세이니(Sayyed Safdar Hosseini) 의장을 만나 한-이란 양국기업 참여 사업에 대한 협조융자와 상호협력 가능 사업에 대한 정보 교환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수출입은행은 그동안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이란 사업의 현지비용 부분에 대한 금융재원 확보를 위해 현지 금융기관과의 협조융자체제 구축을 추진해 왔다.
한편, 수은은 FA와는 별도로 이란 현지은행 2곳(Parsian Bank, Bank Pasargad)과 총 2억 달러 규모의 전대금융 한도 설정을 위한 협의도 진행 중이다. 전대금융이란 수은이 외국 현지은행과 신용공여 한도계약(Credit Line)을 체결하면 현지은행이 수은으로부터 조달한 자금으로 한국제품을 수입하는 현지 기업, 한국 기업의 현지법인 등에 대출해 주는 금융상품을 의미한다.
이 행장은 "90억 달러 규모의 수출금융 기본여신약정 체결을 위한 MOU 서명을 통해 보건의료, 인프라, 수자원, 발전, 석유화학, 해양, 제철 등 이란 정부 우선순위 발주 사업에 한국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면서 "앞으로 가시적인 사업 발굴과 우리 기업의 이란 사업 참여 기회 확대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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