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신진주 기자]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5년동안 침묵하다 등떠밀려 사과를 한 옥시레킷벤키저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논란으로 옥시 제품 불매운동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면서 해당제품 매출이 급감했다. 또 옥시 제품 뿐만 아니라 가습기 살균제와 같은 분무형태의 생활용품의 구매 역시 꺼리고 있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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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습기 살균제 논란으로 옥시 제품 불매운동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면서 해당제품 매출이 급감했다. 또 옥시 제품 뿐만 아니라 가습기 살균제와 같은 분무형태의 생활용품의 구매 역시 꺼리고 있는 분위기다. /자료사진=대형마트 생활용품 코너의 모습. 미디어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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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SNS를 중심으로 영국계 다국적기업 옥시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진행되고 있으며 해당 제품 리스트가 널리 퍼지고 있다.
옥시는 표백제 '옥시크린'과 '옥시크린 오투액션', 제습제 '물먹는 하마', 섬유유연제 '쉐리', 세정제 '데톨' 등 다양한 생활용품을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3일 옥시 제품의 매대 철수를 전격 결정했다. 옥시레킷벤키저의 전 상품에 대해서 발주를 중단하고, 매출이 잘 나오는 핵심 위치인 엔드매데에 있는 옥시 제품을 즉시 다 빼기로 했다.
대형마트 업계에 조사결과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일까지 옥시에서 제조한 제습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3% 급감했다. 같은 기간 옥시 표백제 매출은 38% 줄었고 섬유유연제 매출은 7% 감소했다.
옥시 제품을 외면한 소비자들은 애경 등의 다른 생활용품 업체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대해서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친환경 제품으로 눈을 돌리기도 한다.
주부 김모 씨는 "평소 '깔끔 떤다'라는 말을 자주 들을 정도로 위생, 청결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며 "가습기 사용시 물떼 제거가 중요한데, 더 깨끗이 이용하려던 사람들이 피해를 봤다. 내가 피해자가 될 수 있었겠구나 라는 생각에 섬뜩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가 재점화되면서 방향제, 탈취제 등 편리하게 사용하려는 제품들도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아 불안하다"며 "조금 불편해도 수건을 널어 놓거나, 자연 그대로의 방식을 이용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씨처럼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생활용품을 꺼려하는 사람이 늘자 제습제, 표백제 같은 제품군의 판매 역시 줄었다. 한 오픈마켓의 경우 섬유 표백제는 전년대비 22% 역 신장했고, 제습제 역시 3% 줄었다.
대신 온라인을 중심으로 천연 대체제품이 각광받고 있다. 원두커피 찌거기로 간단하게 천연 탈취제 만들기, 방향제나 스프레이 대신 과일향 티백, 말린귤, 오렌지 껍질을 거름망에 걸어두기, 베이킹소다의 재발견 등의 정보들이 주목받고 있다.
한편 정부는 내년까지 항균제나 살균제 등에 대한 안전성을 검사해 허가된 제품만 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흡입하는 물질에 대한 정말한 안전성 검사를 통해 불안감을 해소하고,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미디어펜=신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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