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변호사들 정보공개청구 거부 회신과정에서 밝혀
[미디어펜=이상일 기자]최근 교육부의 '로스쿨 입시부정 의혹' 조사 결과에서 자기소개서에 부모나 친인척이 대법관이라고 적었다고 한 사례의 주인공은 대법관의 자녀가 아니라 손자녀인 것으로 확인됐다.

법조계 일각에선 이른바 '금수저' 스펙 효과가 단순히 자녀뿐만 아니라 3대까지 영향을 준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는 2일 로스쿨 입시안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대법관 등 부모나 친인척의 성명, 재직시기를 특정하지 않아 당사자를 추정·특정할 수 없었다고 발표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나승철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 등 변호사 133명이 낸 '로스쿨 입학 전수조사에 대한 정보공개청구'와 관련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 '요청한 정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나 변호사 등은 지난달 19일 교육부에 "언론에 공개된 로스쿨 불공정 입학사례 중 대법관 자녀 사례에 해당하는 전·현직 대법관과 해당 로스쿨의 명단을 공개하라"며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하지만 기각 사유를 통지하는 과정에서 교육부가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알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자신의 할아버지가 전직 대법관이라고 소개한 응시자가 있었다.

교육부는 기각 사유를 통지하면서 "전·현직 대법관의 자녀가 부모의 신분을 알 수 있는 내용을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사례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다만, 전직 대법관의 손자녀가 조부모의 신분을 알 수 있는 내용을 기재한 사례는 있었다"고 밝혔다.

전·현직 대법관 자녀의 입학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전직 대법관 손자녀의 입학 사례가 있다고 공개한 것이다.

교육부는 "해당 전직 대법관이 누군지는 자기소개서에 구체적으로 적혀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나 전 회장은 "이른바 법조 금수저의 힘이 3대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갈수록 짙어지는 법조인 자녀들의 로스쿨 불공정 입학 의혹을 해결하기 위해선 더욱 상세하게 관련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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