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7차 당대회에서 “책임 있는 핵보유국”이라는 말로 기존의 핵보유 주장을 재천명했다.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6일부터 열린 당대회에서 발표된 김정은 사업총화보고가 8일 공개된 결과 김정은은 “북한이 핵무기 비확산 의무를 지키고 세계 비핵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은 또 “침략적인 적대세력이 핵으로 우리의 자주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 이미 천명한 대로 먼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대회 개최 직전까지 남한과 미국을 상대로 선제 핵공격 위협을 해온 김정은의 이 같은 발언은 핵개발 의지를 고수한 것이자 동시에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국면을 회피해보려는 의도일 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관계자도 “북한이 비핵화를 안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평가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핵 확산을 하지 않겠다’는 말도 자신들은 이미 핵무력을 갖고 있고, 이를 국제사회가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면서 “전세계의 비핵화를 언급한 것은 자기도 핵포기를 안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의 핵보유국 재천명은 핵과 장거리미사일 개발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받고 있는 현실에서 내부 결속용으로 보인다. 주민들의 불만이 팽배하고 간부들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명분을 다질 필요가 있는 것이다.
| |
 |
|
|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7차 당대회에서 “책임 있는 핵보유국”이라는 말로 기존의 핵보유 주장을 재천명했다.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6일부터 열린 당대회에서 발표된 김정은 사업총화보고가 8일 공개된 결과 김정은은 “북한이 핵무기 비확산 의무를 지키고 세계 비핵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사진=연합뉴스 |
김정은은 사업총화 보고에서 핵개발-경제발전 병진노선의 정당성을 강조하면서 군과 주민들에게 전쟁에 항시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김정은은 “새로운 병진노선은 급변하는 정세에 대처하기 위한 일시적인 대응책이 아니라, 우리 혁명의 최고 이익으로부터 항구적으로 틀어쥐고 나가야 할 전략적 노선”이라고 했다. 이어 “이 노선은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나라의 방위력을 철벽으로 다지면서 경제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해 번영하는 사회주의 강국을 하루빨리 건설하기 위한 가장 정당하고 혁명적인 노선”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김정은은 남북관계를 주도하는 발언도 이어갔다. “현 시기 절박한 문제는 북남관계의 근본적 개선”이라고 말하며 “남조선 당국은 동족대결관념을 버리고 상대방을 대하는 태도부터 바로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북과 남의 화해와 단합에 저촉되는 각종 법률적, 제도적 장치들을 없애버리며 관계발전에 유익한 실천적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온 겨레의 의사와 요구가 집대성되어있는 조국통일 3대 헌장을 일관하게 틀어쥐고 통일의 앞길을 열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미국을 향해서도 “동족대결을 부추기지 말고 조선반도에서 손을 떼라“고 했다. 주한미군 철수 주장과 함께 미국에 평화협정 체결을 종용해온 북한의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이번에 김정은의 사업총화 보고는 6~7일 이틀간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36년 전 6차 당대회에서 김일성이 5~6시간 마라톤 보고를 한 것과 대조된다. 당 최고지도자가 직접 나서는 중앙위 사업총화 보고에는 사상, 정치, 군사, 경제, 대남·대외 등 모든 분야가 망라된다.
조선중앙TV는 이날 “우리 당과 혁명발전의 휘황한 앞길을 밝혀 주시고 우리 인민들에게 필승의 신심과 낙관, 내일에 대한 휘황한 설계도를 펼쳐 주신 조선노동당 제1비서 동지께 최대의 영광과 가장 뜨거운 감사를 드리며 열광적인 환호를 터쳤다”며 김정은을 찬양했다.
한편, 중국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김정은이 김정일의 ‘선군(先軍)정치’를 ‘선핵(先核)정치'로 진전시켰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정하오 교수는 7일 홍콩의 위성TV인 ’봉황‘에 출연해 김정은이 당대회 개막식 연설에서 수소탄 등을 업적으로 내세운 데 대해 “선군정치를 선핵정치로 구체화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중국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 장롄구이 교수는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개막사는 북한이 이미 핵보유국이 됐다는 점을 재강조한 것”이라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추가 핵실험들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북한이 차기 미 대통령에 대해서는 관계개선 시도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