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결' 전망 우세한 가운데 '6~7월중 인하' 예측 탄력 받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오는 13일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결정짓는 금융통화위원회가 개회한다.

이번 회의는 7인 중 4인이 지난 달 임명장을 받은 후 처음으로 소집되는 회의라는 점에서 의미가 특별하다. 업계 안팎에서는 현행 연 1.50%로 10개월째 고정돼 있는 기준금리가 이번 달에도 동결될 것으로 보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 달 21일 새롭게 임명장을 받고 4년간의 임기를 수행하게 된 금융통화위원은 총 4명이다.

기획재정부 장관 추천을 받은 조동철 전 한국개발연구원 수석이코노미스트, 한국은행 총재의 추천을 받은 이일형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 금융위원장 추천을 받은 고승범 전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대한상공회의소장의 추천을 받은 신인석 전 자본시장연구원 원장 등이다.

   
▲ 오는 13일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결정짓는 금융통화위원회가 개회한다. 이번 회의는 7인 중 4인이 지난 달 임명장을 받은 후 처음으로 소집되는 회의라는 점에서 의미가 특별하다. /한국은행


네 사람의 '성향'은 초미의 관심사다. 이들이 현재의 시장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기준금리 향방은 물론 한국은행이 깊게 관여하고 있는 기업 구조조정과 '한국형 양적완화' 등에 대한 한은의 입장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흔히 금융계 인사들에 대한 성향은 '매파'와 '비둘기파'로 구분된다. 인플레이션 억제와 물가안정을 도모하는 매파들은 흔히 기준금리를 올리는 쪽으로 움직이리라는 기대를 받는다. 반면 비둘기파들은 재정지출 확대, 완화적 금리인하 등을 이용한 경제성장을 도모할 것으로 예측된다.

신임 4인의 금통위원들 중에서 누가 매파이고 누가 비둘기파인지 '공인'된 기록은 없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한은이 추천한 이일형 금통위원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의 금통위원들은 비둘기파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10개월간의 침묵을 깨고 조만간 '기준금리 하락' 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리라는 예측이 힘을 얻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그 '조만간'이 5월 13일이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현재 시장의 예측은 '5월 기준금리 동결' 쪽으로 무게가 실려 있다. 연합뉴스가 10일 국내 13개 증권사를 상대로 직접 조사한 결과 미래에셋대우를 비롯한 12개 증권사가 '금리 동결'을 전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전망한 곳은 NH투자증권 밖에 없었다.

하나금융투자 이미선 연구위원 역시 "신임위원들이 처음 참석하는 회의인 만큼 총재나 기존 위원들의 입장에 반하는 견해를 개진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그러면서 "이달 중 대기업그룹의 재무구조 평가가 마무리되고 구조조정 필요자금 규모가 6월경에야 발표될 예정인 점, 7월 대기업 정기 신용위험평가 등 관련 일정들을 감안할 때 7월경 한국은행의 금리인하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금융권 한 고위관계자 역시 "등장하자마자 (금리 인하) 목소리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적어도 이번 달은 동결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이 인사는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6월로 예측했다. 6월 금통위는 9일로 예정돼 있다.

한편 이번 금통위와 관련해서는 이주열 총재의 '말'에 대한 관심도 높다. 기업 구조조정과 국책은행 자본 확충 방안과 관련해 어떤 방식으로든 이 총재가 언급하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유일호 경제부총리와 '한국판 양적완화' 등을 둘러싸고 다소 간의 견해차를 드러내기도 했던 만큼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담은 이주열 총재의 '한마디'가 나올 것으로 시장 안팎은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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