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어버이날 친 아버지를 처참하게 살해한 용의자로 지목된 40대 남매가 묵비권을 행사하며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이들은 거주 중인 오피스텔의 권리금을 받아 도주 하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광주 북부경찰서는 아버지인 A(78)씨를 살해한 혐의(살인)로 A씨의 딸 B(48)씨와 아들 C(43)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B씨와 C씨는 어버이날인 지난 8일 오전 9시께 광주 북구 오치동의 한 아파트에서 아버지 A씨를 흉기와 둔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와 연락되지 않는다는 지인의 신고를 받고 지난 9일 오후 A씨의 자택을 방문했다. 경찰은 대형 고무용기 속에서 이불 10채로 덮인 채 숨져 있는 A씨를 발견했다.

남매가 아버지 시신이 부패해 발각될 것으로 우려해 고무용기에 담고 이불을 덮어 은폐하려 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사건당일 CCTV 화면에 따로 사는 B씨 남매가 사건 현장을 방문한 모습을 수상히 여겨 이들을 용의자로 지목했다.

아버지인 A씨는 정부의 기초생활 수급지원을 받아 홀로 살아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남매는 과거 어머니가 살아있을 당시 함께 살던 자택을 두고 아버지 A씨와 다툼을 벌여 1달 여전 경찰조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A씨 지인은 "한 달 전에 아들이 A씨를 찾아와 때리고 괴롭히는 바람에 A씨가 '아들이 무섭다'며 우리집에 피신왔다"고 말했다.

A씨의 동생도 경찰조사에서 "한 달 전 아들이 집에 찾아와 '집문서를 내놓으라'며 소동을 벌여 고민이라고 얘기했었다"고 진술했다.

A씨의 아들과 딸은 미혼으로, 최근에는 무직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B씨 남매는 경찰서 내부를 이동하는 과정에서 몰려든 취재진을 향해 "얼굴 가리지 않겠다", "신상을 공개해도 괜찮다"며 얼굴을 그대로 노출시키는 행동으로 논란을 일으켰다.[미디어펜=이상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