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20년 전 살인을 저지른 뒤 최근 중국에서 국내로 들어와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우기던 40대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구지법 서부지원 제1형사부(최월영 부장판사)는 12일 피고인 A(41)씨에게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또 여권위조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 내연녀 B(48)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 피고인은 살인을 저지르고 사체를 불태운 뒤 B 피고인과 장기간 해외로 도피했고 공소시효가 끝났다고 주장하는 등 죄질이 나빠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A씨는 1996년 12월 8일 대구 달성군에서 내연녀 B씨의 남편 C(당시 34살)씨를 살해한 뒤 구마고속도로 옆 수로에서 시신을 불에 태운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A씨는 두 사람의 불륜 사실을 안 C씨가 아내 B씨를 폭행한다는 얘기를 듣고 C씨를 불러내 다투다가 목졸라 살해했다.

A씨는 범행 뒤 내연녀 B씨와 1년 4개월간 경주, 군산, 인천 등으로 떠돌며 도피 생활을 하다가 여권위조업자 도움을 받아 만든 위조 여권으로 1998년 4월 1일 일본으로 밀항한 뒤 중국 등에서 10년을 은둔했다.

살인죄 공소시효(당시 15년으로 2011년 12월 7일 완성)가 끝난 것으로 판단한 이들은 작년 11월 상하이에 있는 한국영사관을 찾아 밀항 사실을 실토한 뒤 중국 공안에 2개월간 억류됐다가 올해 1월 6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이들은 경찰에 붙잡힌 뒤 상당한 기간 "살인죄 공소시효가 2014년 4월에 중국으로 밀항했다"고 우겼다.

그러나 검찰이 B씨 언니의 집에서 압수한 위조여권사본 등 증거를 토대로 추궁하자 밀항 사실을 실토했다.

결국 이들이 일본으로 밀항한 1998년 4월 시점에서 살인죄 공소시효가 정지됐다.

검찰은 A씨를 살인, 사체유기, 밀항 등 혐의로, 내연녀 B씨는 여권위조, 밀항 등 혐의로 각각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