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묻지마 범죄'를 포함한 '이상 범죄' 피의자 절반가량이 '정신질환'을 앓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찰청은 최근 '한국의 이상범죄 유형 및 특성' 보고서를 발간해 2006년부터 작년까지 10년간 발생한 이상범죄 46건을 분석한 결과를 지난 19일 공개했다.

보고서는 불특정다수를 상대로 한 '묻지마 범죄', 분노‧충동 조절 실패, 기타 비전형적 이상범죄로 이상 범죄의 성격을 정의했다.

총 46건 가운데 가해자에게 정신병력이 있었던 사건이 25건(54.3%)이었다. 묻지마 범죄는 21건 중 13건(61.9%), 분노‧충동조절 실패는 13건 중 5건(38.5%), 기타 이상범죄는 12건 중 7건(58.3%)에서 가해자에게 정신질환이 발견됐다.

최근 서울에서 발생한 '화장실 살인' 사건 피의자 김모(34)씨 또한 2008년부터 4차례 정신분열증으로 입원한 전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마지막 입원을 하고 올 1월 초 퇴원한 뒤 약을 제대로 먹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보고서는 심지어 전과가 전혀 없는 사람이라도 장기간 정신질환으로 치료를 받다 약물 복용을 중단했을 때 이와 같은 이상 범죄에 많이 빠질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상 범죄 피해자 상당수는 여성으로 나타났다. 46건 중 피해자가 여성인 사건은 29건(63%)이었다. 묻지마 범죄 21건 중 13건(61.9%), 분노‧충동 조절 실패 13건 중 7건(53.8%), 기타 이상 범죄 12건 중 9건(75%)의 피해자가 여성이었다.

경찰은 "김씨의 정신분열증이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파악된다"며 정확한 범행 동기 밝히기에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