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법조 로비 핵심 브로커로 알려진 이민희(56)씨가 20일 검찰에 체포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는 20일 오후 늦게 자수 의사를 밝힌 이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올 1월 잠적해 지명수배가 내려진 지 4개월 만이다.
이씨는 정 대표가 원정도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자 법조계 인사를 상대로 전방위 구명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 대표는 마카오·필리핀의 카지노 호텔에서 101억원 상당의 도박을 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작년 12월 1심에서 징역 1년, 지난달 8일 항소심에서 징역 8월을 각각 선고받았다.
건설업자 출신인 이씨는 당시 정 대표의 항소심 재판을 맡은 L부장판사를 접촉해 고급 일식집에서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사건 관련 얘기를 하는 등 '선처 로비'를 시도했다.
L 부장판사는 이튿날 출근해 본인에게 정 대표의 항소심 재판이 배당된 사실을 알고 법원에 회피 신청을 했다. 그럼에도 부적절한 만남 아니냐는 의혹이 잦아들지 않자 사의를 표명했다.
이씨는 부당 수임료 수수 및 탈세 의혹을 받는 검사장 출신 홍만표(57·사법연수원 17기) 변호사를 정 대표에게 소개해 준 인물이기도 하다. 홍 변호사와 이씨는 서울 D고교 선후배 사이다.
홍 변호사는 정 대표가 기소되기 전인 2013∼2014년 또다른 원정도박 혐의로 경찰과 검찰 수사를 받을 때 정 대표를 변호했다. 경찰은 당시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은 두 차례나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은 또 이씨가 서울메트로 입점 등 네이처리퍼블릭 사업 확장을 위해 공무원과 공기업 상대로 로비해준다는 명목으로 9억원을 받아 챙긴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다.
이씨는 유명 가수 동생에게 3억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도 있다. 그는 사기 혐의로 고소당하자 정부 부처 차관, 청와대 수석 등을 거론하며 위세를 과시하기도 했다.
아울러 경찰 고위 공무원을 접촉해 인사 청탁 명목으로 금품을 챙겼다는 의혹도 불거진 상태다.
검찰은 이씨가 정·관계, 법조계, 연예계 등에 마당발 인맥을 과시하며 전방위 금품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정 대표 관련 의혹을 포함해 그동안 불거진 각종 의혹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22일 이씨에게 변호사법 위반, 사기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23일께 열릴 전망이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