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사단법인 금융소비자원이 금융위원회 인사 3명을 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금소원 조남희 대표는 "더 이상 금융위의 작태를 좌시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사단법인 금융소비자원은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직권남용,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금융위원회 도규상 금융서비스국장, 김동환 전자금융과장도 함께 고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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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단법인 금융소비자원이 임종룡 위원장 등 금융위원회 인사 3명을 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금소원 측은 "더 이상 금융위의 작태를 좌시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
이날 금소원이 배포한 보도 자료에 따르면 "금융위원장 등은 금융산업 선진화와 공정한 금융거래 관행을 확립하기보다는 영화표를 강매하거나 어용 관변단체의 설립을 지원했다는 의혹에 휩싸였고, 관변 노릇을 하지 않는 단체는 악의적으로 승인하지 않는 등 직권을 남용했다"고 고발 이유가 명시돼 있다. 수차례에 걸쳐 공문이나 정보공개청구를 했음에도 금융위가 답변을 피하는 등 "성의 없는 태도를 보였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영화표 강매' 문제는 지난 1월 개봉한 영화 '오빠생각'과 연관돼 있다. 당시 금융위원회는 핀테크 홍보대사인 임시완 씨가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오빠생각'의 티켓을 민간 금융사에 강매했다는 논란으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월 1일 "임시완 씨가 그동안 우릴 도와 줬으니 우리도 돕겠다는 생각이었다"며 "강매라고 해야 하는지는 모르겠다"고 하면서도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행동을 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다"고 사과한바 있다. 금융위원회 또한 "조직적 차원에서 강매를 하거나 티켓을 할당한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어용 관변단체의 설립을 지원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금소원 조남희 대표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다. 조 대표는 금융권에서 최근 결성된 2개 협회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당국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이들 단체 중에는 실체가 없고 심지어 전화조차 설치돼 있지 않은 곳이 있었는데도 금융위는 사단법인으로 쉽게 승인을 해줬다"고 말했다.
반면 2012년 결성된 금소원에 대해서는 금융위가 사단법인 승인을 내주지 않아 결국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 승인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었다는 게 조 대표의 설명이다. 금소원은 작년 12월에는 임종룡 금융위원장 '사퇴'를 주장하기도 했다. 조 대표는 "(금융위원회를) 가장 가까이 본 사람의 하나로서 앞으로도 금융관료들의 잘못된 행태를 낱낱이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소원 측의 이번 고발에 대해 금융위 측 당사자들은 별도의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다른 관계자는 "금소원 쪽에서 언급한 정보공개청구 문제의 경우 자료가 존재하지 않아서 협조하지 못했던 부분"이라면서 "별도의 상황에 대해서는 얘기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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