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임기인 5월29일 내 재의결 못하면 자동폐기 수순
청와대 "대통령 순방 중 거부권 가능"...국무총리 위임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상시청문회를 도입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놓고 여야 간 법리해석 싸움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19대 국회 임기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곧바로 자동 폐기 수순을 밟게 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반면 이미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이므로 20대 국회에서 재의결 절차를 밟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학계 등에 따르면, 19대 국회 임기가 이달 29일까지이므로 국회법 개정안도 그 날짜 이내에 공포되지 못할 경우 자동폐기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런 법리 해석은 ‘국회에 제출된 법률안은 회기 중에 의결되지 못한 이유로 폐기되지 아니한다. 다만 국회의원의 임기가 만료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한다’라고 명시한 헌법 51조 규정에 근거한다. 

자동폐기가 아니라는 쪽은 헌법의 기본 정신은 ‘회기 계속의 원칙’이라고 주장한다. 더구나 이 경우에는 의안이 의결된 만큼 당연히 회기 계속의 원칙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자동폐기 된다는 쪽은 개정 국회법은 공포되지 않았으므로 법률이 아니라 여전히 의안이라는 입장이다. 더구나 구성원도 바뀌고 국민으로부터 새롭게 위임받은 20대 국회에서 재상정 절차 없이 19대 국회 안건을 재심의하는 것은 헌법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대통령이 법률을 공포하거나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한은 내달 7일이지만 이달 29일까지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자동폐기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 상시청문회를 도입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놓고 여야 간 법리해석 싸움이 과열되고 있다. 하지만 헌법 51조에 따라 19대 국회 임기가 이달 29일까지이므로 국회법 개정안도 그 날짜 이내에 공포되지 못할 경우 자동폐기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자료사진=미디어펜


앞서 국회는 상시청문회법을 지난 19일 의결했고 23일에 정부로 이송했다. 정부로 이송된 법안에 대해 대통령은 15일 이내에 공포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도 25일 “법제처의 위헌성 검토에 대한 결론이 나오게 되면 대통령이 순방 중이라도 거부권 행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열흘간 일정으로 아프리카·프랑스 순방에 나섰다. 따라서 황교안 국무총리가 위임을 받아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현재 상시청문회법은 법제처가 위헌성 여부를 검토 중으로 이번주 또는 늦어도 다음주 초에는 관련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정부는 황교안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국무회의에서 상시청문회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의결하고, 해외 체류 중인 박 대통령은 전자서명을 통해 국회에 재의 요구를 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이 헌법 53조에 따라 거부권을 행사, 재의 요구를 하게 되면 국회는 법안을 본회의에 다시 올려 재의결을 위한 표결을 해야 한다. 이때 재적의원 과반수가 출석하고,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법안은 다시 국회를 통과한다.

하지만 19대 국회 종료가 임박한 상황에서 상시청문회법은 재의 절차를 밟지 못한 채 폐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야당은 20대에서 새로 법안을 발의해 본회의 통과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또한 당장 이뤄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
 
6월7일 20대 국회를 시작하는 본회의가 열릴 예정이지만 대개 이날 국회는 임시의장이 사회를 맡아 국회의장 선출 정도로 일정을 가름할 가능성이 크다. 19대 정의화 국회의장이 25일 퇴임한 뒤 아직 20대 국회의장이 선임되지 않은 상황에서 20대 국회 본회의를 시작할 임시의장은 최고 다선의원이 맡게 된다. 하지만 임시의장은 안건 진행을 할 수가 없다.

첫 본회의 때 국회의장이 선임된다고 하더라도 당선인사 정도로 오전 일정이 마감되고, 오후에 본격 개원식이 열린다. 대개 이날 국회 일정은 개원식으로 끝나거나 추가 일정이 진행되더라도 안건 상정과 부의장 및 상임위원장 선출로 끝나게 된다. 
 
벌써부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긴급 회동하는 등 야당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대통령의 상시청문회법 거부권 행사가 이뤄질 경우 야당은 크게 반발하고, 여소야대 형국인 20대 국회가 지각 개원할 가능성도 커졌다. 

상시청문회법은 그동안 국회가 국정감사, 인사청문회, 국정조사, 입법청문회를 열 권한을 가져온 것에서 소관 현안에 대한 ‘조사청문회’를 추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즉 최근 현안에 대해 여야가 의결하면 언제든지 청문회를 열 수 있게 되는 것으로 청와대와 여당은 이 조항에 대해 야당이 ‘현안’이라는 이유로 마구잡이 청문회를 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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