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출자·일감몰아주기 등 과잉 규제…글로벌 스탠다드와 역행
우리나라 기업지배구조 개선작업은 선진국과 달리 자본시장육성보다는 투자자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기업 자율성을 인정하는 임의규정보다는 이를 부정하는 강행규정 중심으로 법을 개정하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기업지배구조개선의 목적은 자본시장육성과 투자자보호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선진국은 자국 경제상황을 고려, 양자를 조화롭게 융합해 개선해왔다. 우리 경제 현실을 고려하여 우리나라 기업지배구조는 투자자보호보다는 자본시장육성을 중심으로 재편되어야 한다. 이에 글로벌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2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형 기업재배구조를 위한 바람직한 대안을 모색하는 창립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글로벌기업지배구조연구소장)은 “경기침체 저성장 추세와 청년실업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며 “향후 기업관련 법제도는 국내투자 및 거래활성화를 통한 청년실업해소를 실천할 수 있는 기업지배구조를 형성하도록 제정 또는 개정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기업들이 사전적 구조조정을 통해 사업재편을 촉진하도록 제정된 기업활력제고법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공정거래법상의 지주회사규제를 통한 기업지배구조의 법적 규제를 풀어야 한다”며 구체적으로 ‘주식소유제한에 관한 근본적인 재검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전 교수는 “기업지배구조는 기업투자 및 거래활성화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며 “대한민국은 1987년 이후 글로벌 경쟁력을 갖는 신생기업의 출현이 거의 없는 상태”라고 꼬집었다. 투자자의 권리를 제한한 각종 기업지배구조관련 법제도가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전 교수는 “대한민국이 새로운 제 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루기 위하여 무엇보다도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게 기업지배구조 관련 법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래 글은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의 발제문 전문이다. [편집자주]


   
▲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글로벌기업지배구조연구소장
I. 문제제기

2015년 6월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2015년 1/4분기 총 저축률은 36.5%로 전기 대비 1.8%p 상승하였고, 국내총투자율은 전기 대비 0.6%p 하락한 28.1%를 기록하였으며 국외투자율은 8.6%로 전기 대비 2.5%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2015년뿐만 아니라 2011년부터 지속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의 통계자료를 분석해 보면 우리나라의 국내총투자율이 2011년부터 점차적으로 하락하다가 2013년 2분기에 이르러 급속히 하락한 바 있다.

청년실업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위기는 점점 가중돼 올해 더 심각한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청년실업률이 3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더욱이 2016년 4월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 실업자는 52만 명으로 전년 동월(45만5000명)에 비해 6만5000명 늘어났다. 

청년실업률은 2013년 8.0%, 2014년 9.0%, 지난해 9.2% 등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2016년 2월에는 12%를 돌파했다. 국내 30대 그룹의 2016년 신규 채용 규모가 전년 대비 4% 이상 줄어들 것으로 집계되면서 최악의 청년 실업난이 우려되고 있다. 따라서 향후 기업관련 법제는 국내투자 및 거래활성화를 통한 청년실업해소를 실천할 수 있는 기업지배구조를 형성하도록 제정 또는 개정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II. 기업지배구조관련 법제 현황

1. 기업지배구조 규제 이념

우리나라는 1997년 IMF 구제금융 이후부터 정부주도로 관련 법령을 개정하여 소위 법제도적 기업지배구조개선 작업을 단행한 바 있다. 이러한 노력들에 대하여 종래 소위 “정부의존형 기업지배구조(government led corporate governance)”가 시장과 법률로 대 체되어 왔다.

기업지배구조개선의 궁극적 목적은 자본시장육성과 투자자보호라고 할 수 있으며, 선진 각국은 자국의 경제상황을 고려하여 양자를 조화롭게 융합하여 개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기업지배구조 개선작업은 선진 각국과는 달리 자본시장육성보다는 투자자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기업의 자율성을 인정하는 임의규정보다는 이를 부정하는 강행규정 중심으로 법을 개정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이유로는 우선 대부분의 법률들이 경영투명성제고와 소수주주보호강화에 중점을 두고 법 개정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향후에는 우리의 경제 현실을 고려하여 우리나라의 기업지배구조가 투자자보 호보다는 자본시장육성을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단행하여야 한다. 

   
▲ 한국의 지배구조 관련 규제는 거의 대부분 대기업-재벌기업 중 상장기업에 한정된다./자료사진=연합뉴스


2. 기업지배구조 규제입법 현황

(1) 개요

2011년 19대 총선과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여당은 물론이고 양당 모두가 경제민주 화를 기치로 공약을 내걸고 기업지배구조규제를 강화하는 입법을 단행한 바 있다.

우선 상법상으로는 2011년 일감몰아주기 규제차원에서 회사기회유용금지규정과 자기 거래범위를 확대하여 계열사 간 지배구조를 엄격히 통제하는 입법 작업을 단행한 바 있다. 그리고 금융기관들의 사금고화를 차단하는 의미에서 최대주주들의 지배권을 약화 하는 기업지배구조개선 작업을 단행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핀테크 산업의 육성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지배구조규제에 대한 개선요구들이 증가하면서 전통적인 의미에 있어서의 지배구조규제에 대한 개선논의들이 급진전하고 있다.

그리고 2015년 국회를 통과한 기업활력제고특별법상 기업들의 선제적 사업재편을 위한 기업결합과 지주회사에 대한 규제완화의 요구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국내투자와 거래활성화를 통한 경제활성화를 위한 전통적인 의미에 있어서의 기업지배구조에 관한 법적 규제뿐만 아니라 최근 도입된 경제민주화입법 중 기업지배구조와 관련된 법제도들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2) 상법상 기업지배구조 규제현황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전후하여 경제민주화 열풍과 더불어 정치권이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를 규제하겠다는 공약들을 여야 할 것 없이 제기하면서 재벌오너 일가가 국내 기업을 지배하는 것을 통제하기 위하여 이들의 투자억제와 관련된 입법안들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발의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경제민주화 논란의 핵심은 대기업집단의 계열사의 수와 GDP 비중, 자산 및 매출 비중이 과도하여 경제력집중이 심화되고 있어 기업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사실에서 출발 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시장배분적 규제를 강화하여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양극화를 해소하고, 구체적으로는 금산분리정책을 강화하여 대기업들의 계열관계를 해소하는데 근본목적을 두었던 것으로 이해된다. 투자와 관련하여서는 대기업집단이나 대기업집단에 속해있는 주요 주주 및 특수관계인들의 투자를 억제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기업지배구조규제에 있었다. 그 결과 상법과 관련하여서는 회사기회유용금지규정이 도입되고, 종래의 이사의 자기거래의 대상을 확대하는 법개정이 단행된 바 있다.

3. 금융기관의 지배구조에 관한 특별규제 현황

(1) 개요

한국금융기관의 지배구조와 관련한 각 금융기관의 이사회구성 및 의사결정은 전적으로 법률적 사전규제라는 정부통제 하에 효율성 보다는 공공성에 초점을 맞추어 운영되어 왔다. 금융3사, 즉, 은행과 증권, 보험은 각각 은행법, 보험업법, 자본시장법에 따라 각기 사업영역을 지키면서 영업을 해왔으며, 지배구조 역시 금산분리라는 대원칙 하에 칸막이 식 규제 속에 정부주도로 성장해 왔다. 물론, 우리나라 금융기관들이 예전보다는 규모면에서 많은 성장을 하였으나 그 효율성 면에서는 여전히 후진성을 면하지 못 하고 있다.

이는 최근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국가경쟁력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금융산업은 아직도 후진국형에 해당하는 것으로 평가받은 것을 보더라도 분명하다. 즉, 한국은 금융시장 성숙도 80위, 금융 건전성 122위 등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경쟁력은 동남아 국가들 보다도 못한 것으로 평가받은 바 있다. 특히, 은행의 경우 경쟁력을 나타내는 ROA(총 자산이익률)가 인도네시아(2.75%), 말레이시아(1.70%)에도 떨어져 0.38%에 불과하다고 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우리나라 금융기관의 지배구조는 과거에는 모르겠지만, 현 시점과 미래시점에서 평가를 한다면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과제임은 분명하다.

   
▲ 기업 지배구조 규제에 있어서 중소기업 중견기업은 상장기업이 그리 많지 않지만, 상장되었다 할지라도 여론이나 법의 감시망이 느슨하다./자료사진=한진해운


더욱이 중국이라는 거대 대륙이 저임금으로 우리나라 제조업을 위협하고 있어, 3차산업의 대명사인 금융산업의 대대적 성장 없이는 향후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는 매우 불투명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위정자들은 무엇보다도 금융산업의 경쟁력 제 고를 위한 제도개선을 위해 과감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우선 금융기관지배구조를 법으로 사전적 규제를 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금융기관의 주식소유제한, 금융기관 대주주의 정부 승인 및 적격성 심사, 금융기관 이사회구성 및 감사선임에 대한 법적 규제 등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을 찾는 문제는 현재처럼 금융산업의 공공성 보다는 경영효율성에 초점을 두어 법제도 개선에서 찾는 것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이하에서는 금융기관의 지배구조와 관련하여 금융기관의 주식소유제한, 금융기관 대주주의 정부 승인 및 적격성 심사, 금융기관 이사회구성 및 감사선임에 대한 법적 규제 등을 검토해 보고자 한다.

(2) 금융기관의 주식소유제한

대한민국의 은행 산업이 점차 그 시장을 잃어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18개의 은행 중 민간 은행 모두는 금융지주회사가 지배하고 있으며, 금융지주회사의 최 대주주는 예금보험공사나 국민연금공단이어서 사실상 민간은행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은행법상의 동일인 주식소유제한 때문인 것으로 이해된다. 이러한 은행의 주식소유제한과 관련하여 선진국에서는 자본조달구조, 의사결정체계, 경영감독 등의 유기적인 상호작용을 고려하여 총체적인 경영의 효율성을 제고한다는 시각에서 금융기관의 소유문제를 접근하여 왔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은행의 경영효율성 제고보다는 관치은행에 중점을 두어 은행 주식 동일인소유한도 규제를 가하고 있다. 즉, 우리 은행법은 시중은행의 경우에는 금융위의 승인을 받지 않는 한 주주 1인과 대통령이 정하는 특수관계에 있는 자, 즉 동일인이 은행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의 10%(지방은행은 15%)를 초과하여 소유하거나 사실상 지배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은행법 제15조). 그리고 자산 5조 원 이상 되는 공정거래법상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한 비금융주력자의 경우 은행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4(지방은행의 경우에는 100분의 15)를 초과하여 은행의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은행법 제16조의2 제1항). 

우리 금융지주회사법은 은행지주회사에 대하여도 동일인이 은행지주회사의 주식을 소유하는 것을 10%(지방은행지주회사는 15%)로 제한하고 있다(제8조). 그러나 예외적으로 예금보험공사가 은행지주회사의 주식을 소유하는 경우와 금융지주회사가 은행지주회사의 주식을 소유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제한을 적용하지 않는다(제8조 제1항). 그리고 초과하여 취득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10%․ 25%․ 33%씩 각각 초과하여 취득 시에는 이를 금융위로부터 승인받아야 한다(제8조 제3항). 그리고 이러한 주식소유한도 규정을 위반하여 초과한 주식에 대하여는 의결권을 배제하고, 의결권배제 규정 위반 시 6개월 내에 한도초과주식의 처분을 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동법 제10조).

이처럼 우리나라 금융당국은 주식소유한도 한도 초과 시 금융위원회를 승인을 얻도록 함으로써 주인없는 은행과 관치금융을 심화시켜 왔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는 내국인이 10%를 초과하여 은행주식을 소유하는 경우에도 독일이나 영국처럼 신고만으로 주식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고 사후에 건전성 감독을 통하여 규제하는 방식의 간접규제방식을 취하여야 한다. 

또한 동일인 여신한도와 관련하여서도 우리나라 동일인에 대한 여신한도액은 은행자기자본의 25% 이내로 하여 외국의 예보다 비교적 높은 반면 은행주식소유한도를 낮게 책정함으로써 은행의 책임경영에 논리적 모순을 초래하고 있다. 입법론적으로는 은행주식소유한도를 완화하고 건전성감독차원에서 여신한 도를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구체적으로는 은행법상의 동일인 주식소유한도를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추어 대기업 구분없이 10%로 상향 조정하고, 금융전문성을 확보한 금융그룹에 대하여는 20%까지 허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 표1. 은행지분소유현황. /자료=금융감독원 2014년 10월 8일 기준, 공시내용을 분석한 것임


   
▲ 표2. 금융지주회사 주요주주 지분소유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2014년 10월 8일 기준, 공시내용을 분석한 것임


(3) 금융회사 대주주승인 및 적격성 심사

정부는 전통적으로 국내금융회사가 재벌가의 사금고로 전락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하여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를 금산분리라는 원칙하에 법으로 엄격한 기업지재구조 규제를 단행해 왔다. 이에 따라 금융지배구조법상 금융위의 승인을 받은 한도초과보유주주에 대하여 금융위는 정기적으로 적격성심사를 하도록 규정하고(제32조), 심사 결과 한도초과보유주주 등이 초과보유요건 등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초과보유요건 등을 충족하도록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명령을 이행 시까지는 초과하여 보유하는 은행의 주식에 대하여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제한을 가할 수 있다(법 제32조 제5항). 그러나 이러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결과적으로 정부가 금융회사의 경영권을 박탈할 수 있다는 근거가 된다는 점에 서 금융회사지배구조의 개선을 위해서는 폐지되어야 할 법 규정이다.

특히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헌법상의 보충성원칙 및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헌법 제126조에서는 “국방상 또는 국민경제상 긴절한 필요로 인하여 법률이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영기업의 경영을 통제 또는 관리할 수 없다”(제 126조)는 보충성원칙을 확립하여 놓고 있다. 그리고 제37조 제2항에서는 헌법상 보충성원칙에 의거한 경제적 기본권 제한은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제37조제2항) 에 한하도록 하는 과잉금지의 원칙도 정하여 놓고 있다. 즉, 헌법상 보충성의 원칙(제 126조), 과잉금지의 원칙(제37조 제2항)에 반한다고 할 수 있다.

(4) 금융지배구조법상 대주주변경승인

2015년 7월 31일 제정되어 2016년 8월 1일부터 시행 예정인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역시 금융회사의 사금화를 차단한다는 명분하에 대주주 변경에 대한 기업지배구조규제를 가하고 있다. 즉 금융지배구조법상 금융투자업자의 대주주가 되기 위하여 는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얻을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승인을 위한 자격요건과 승인을 취득하지 않은 대주주에 대한 처분명령권과 당해 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하고 있다(법 제 31조).

이처럼 우리나라는 대주주의 경우 변경이 되려면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얻을 것을 요 구하고 있지만, 일본의 경우에는 주요주주(20%이상 보유주주)가 된 자는 내각총리대신 에게 신고만 하도록 되어 있다. 영국의 경우에도 금융투자업자의 대주주는 신고만 하도 록 되어 있다. 다만, 양국은 신고의무를 위반한 경우에 이에 대한 제재를 가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승인규제는 글로벌스탠다드에 부합하지 않는 사전규제에 해당하며, 그 중에서 도 자율규제가 아닌 법적 규제에 해당하는 규제제도로서 매우 행정 편의적 규제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금융회사의 대주주변경 승인에 관한 금융지배구조법을 개정하여 이를 신고하도록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한국 시장을 규율하는 제도는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한국인들이 어렵지 않게 지킬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심한 일탈자, 심히 부도덕한 행동만이 처벌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자료사진=현대중공업


(5) 금융회사 이사회구성 및 감사선임에 대한 법적 규제

금융지배구조법상 금융회사는 이사회에 사외이사를 3명 이상 들 것을 요구하고, 이사 회 구성과 관련하여 사외이사의 수가 전체 이사 수의 과반수가 될 것을 강제하고 있다 (법 제12조). 그리고 사외이사의 선임을 위하여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설치하여야 하며 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가 총 위원의 2분의 1이상이 되도록 구성하여야 하며, 사외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경우에는 0.025%를 소유하고 6개월 이상 보유한 소수주주가 주주제안의 방법으로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한 경우에는 당해 자를 후보에 포함시켜 선임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리고 이사회 내에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의 운영 등에 대하여는 지배구조내부규범에 위임함으로써 이사회구성 등 절차에 관하여는 전적으로 회사정관이 아닌 법시 행령으로 정하도록 함으로써 금융회사의 주주총회의 권한을 형해화하고 정부가 이사회 구성권을 장악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이는 외형상으로는 상장된 민간기업 임에 도 불구하고 은행주식소유동일인한도 규정을 근거로 민간은행을 정부가 내부규점을 통 하여 실질적으로 공기업화 하였으며, 그 이사회 구성도 경영효율성 보다는 공공성을 강조하여 정치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내부규범에 전적으로 이사회 구성을 위임하고 있는 금융회사임원의 선임에 관 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내부규범규정을 폐지하거 나, 아니면 법률에 규정하여야 할 대부분의 사항들을 현재처럼 시행령에 위임하지 말 고, 정관에 위임하도록 개정하여 금융회사에 자율성을 부여하여야 한다. 

이 정도는 되어야 최소한의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금융지배구조법상으로도 금융회사는 사외이사를 3인 이상 두어야 하며, 자산이 2조원 이 상인 금융회사는 사외이사가 이사 총수의 2분의 1이상이 되도록 강제하고 있다(법 제 12조). 이 또한 헌법 제37조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과잉금지의 원칙을 위반할 여지 가 크다고 본다. 

4. 공정거래법상의 기업지배구조 규제현황

(1) 지주회사규제를 통한 기업지배구조 법적 강제현황

우리 정부는 지주회사제도가 경제력 집중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1987 년 이후 이를 전면적으로 금지시키는 기업지배구조 규제를 유지해 왔었으나 1998년 공정거래법을 개정함으로써 1999. 4. 1부터 이를 허용한 바 있다. 지주회사를 업종별로 구분하여 볼 때 일반지주회사와 금융지주회사, 공익사업지주회사, 벤쳐지주회사로 종류를 구별하여 볼 수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공익사업지주회사와 벤처지주회사에 관한 직접적인 관련 법규정이 없으며,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와 금융지주회사에 대하여 만 언급하고 있다.

우리 공정거래법에서는 금융지주회사 이외의 지주회사를 일반지주회사로 규정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여 볼 때에(동법 제8조의 2 제1항 제4호․제5호), 일반지주회사란 금융기관 이외의 일반기업을 자회사로 지배하고 있는 지주회사를 의미하며 금융지주회사란 은행업, 증권업, 보험업 등 금융업을 영위하는 자회사들을 소유, 지배, 관리하는 것을 주요 사업목적으로 하는 회사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지주회사제도를 이용하는 경우 경영활동이 다양한 장소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그룹의 형태로 통일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어 서로 상이한 기업풍토와 인사제도상의 불일치 문제를 비교적 용이하게 극복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그리고 지주회사의 경우 합병이 갖는 문제점인 기업조직융화의 어려움을 해소하면서도 자회사의 전문성 유지 및 상호경쟁이 가능하되, 중복투자를 배제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지주회사제도를 활용하면 기존의 자회사방식에 비해 작은 수준의 자본으로 타 사업진출이 가능하며, 업무다각화 및 영업기반강화를 위 한 기업의 규모의 경제, 사전적 구조조정 촉진 등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지주회사가 생산적 사업활동을 스스로 행하지 않고 오로지 다른 회사의 사업을 지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므로 지주회사의 지배활동이 잘못하면 자회사의 사업활동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지주회사의 이익을 위하여 이루어 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러한 단점 역시 수직적 열화의 경우에도 동일한 우려가 있었다는 점에서 지주회사제도를 특별히 통제해야 할 이유라고 하기에는 명분이 약하다.

결론적으로 보면 제2외환위기를 예방하기 위해 기업들이 사전적 구조조정을 통해 사업재편을 촉진할 수 있도록 제정된 기업활력제고법 등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공정거래법상의 지주회사규제를 통한 기업지배구조의 법적 규제에 대한 전반적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구체적으로 주식소유제한에 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 대한민국이 새로운 제 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루기 위하여 무엇보다도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기업지배구조 관련 법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자료사진=연합뉴스


(2) 순환출자규제를 통한 기업지배구조규제현황

정부는 2013년 우리 경제의 경제력집중을 완화와 재벌의 소유구조 투명화를 위해서 상호출자의 변칙적 회피수단인 ‘순환출자’를 법률로 명확히 금지시키는 기업지배구조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바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하여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는 경우 ‘신규 순환출자’는 금지하고, 법 시행이전의 기존 ‘순환출자’에 대해서는 3년간의 유예기간 부여하여 이 기간 동안 순환출자를 해소토록 하고, 이 유예기간 경과 후에는 의결권 제한 및 공공발주 사업 참여시 감점 등 불이익 부여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공정거래법 제9조의2).

즉 순환출자의 금지를 위반하여 상호출자, 순환출자를 한 주식에 대하여는 그 시정조치의 명령을 받은 날부터 법위반상태가 해소될 때까지 해당 주식 전부에 대하여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하였다(공정거래법 제18조 제2항). 그리고 순환출자의 금지규정을 위반한 경우 공정위는 당해 행위의 중지, 주식의 전부 또는 일부의 처분, 임원의 사임, 영업의 양도, 채무보증의 취소,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의 공표, 기업결합에 따른 경쟁제한의 폐해를 방지할 수 있는 영업방식 또는 영업범위의 제한, 공시의무의 이행 또는 공시내용의 정정, 기타 법위반상태를 시정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 등과 같은 시정 조치명령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공정거래법 제16조 제1항). 또한 공정위는 순환출자금지규정을 위반한 경우, 위반행위로 취득 또는 소유한 주식의 취득가액에 100분 의 10을 곱한 금액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였다(공정거래법 제17조 제1항).

그동안 재벌총수들이 편법으로 순환출자를 통해 그룹을 지배하는 것은 경영투명성을 해치게 되기 때문에 이를 법률로 차단하여야 한다는 논거로 지난 십수년 간 제기되어 왔다는 점에서 경제민주화입법으로는 가장 홍보효과가 큰 법개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오래전부터 순환출자를 법률로 차단하는 각국의 입법례가 없고, 지나치게 법률이 경영활동에 개입하는 것이 오히려 경제발전에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지적 하에 그동안 차일피일 미룬 바 있었다. 그리고 IMF 외환위기를 벗어나고, 16대 대선을 앞둔 2001년 회사법의 기본법인 상법 제342조의2 제3항을 신설하여 전 세계 최초로 손자회사가 모회사의 주식을 취득하는 것을 금지시키는 순환출자금지제도를 신설한 바 있다.

그리고 2006년 2월에는 제17대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금융산업구조개선을 위한 법률을 개정하여 해당기업들에게 5년의 유예기간을 두어 간접적으로 순환출자고리를 끊는 입법 작업을 단행한 바 있다.

심지어 지난 2011년 12월 삼성카드가 소유하고 있는 삼성에버랜드 지분 중 합법적 소유허용한도인 5%를 초과하는 지분을 처분하였으며, 이로 인해 삼성그룹은 순환출자금지법 없이도 자율적으로 순환출자고리구조에서 벗어난 바 있다. 물론 강제적으로 처분하는 과정에서 삼성카드사의 주주들은 법률에 의하여 강제적으로 손해를 본 반면, 이를 인수한 KCC의 주주들은 반사적 이익을 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즉 우리나라는 순환출자금지와 관련하여서는 그 어느 나라보다도 앞선 기업지배구조규제제도를 갖고 있다.

그럼에도 이 시점에서 다시 재벌개혁이라는 이름하에 증손자회사 이하의 회사와의 순환출자는 물론이고 모든 계열사 간의 순환출자고리 자체를 끊는 법제도를 도입한다는 것은 자본시장의 활성화와 육성의 필요성을 감안하여 볼 때에 국가경제를 위협하는 법제도가 될 수 있다. 이는 세계 선진 국가들도 가공자본에 대한 문제점을 끊임없이 지적하면서도 법률로는 모자회사간 출자만 금지시키는 해법을 찾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다. 이는 이번 순환출자금지법이 우리 자본시장은 글로벌스탠다드와는 완전히 결별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동시에 국내 자본시장을 세계자본시장으로부터 고립시키는 기업지배구조 규제 때문에 국가경쟁력이 하락할 우려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는 이번 순환출자금지입법의 필요성으로 재벌의 소유구조투명화를 들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 어느 나라보다도 재벌의 소유구조를 투명하게 하는 법적 장치를 갖고 있다. 즉 언론을 통해서 재벌들의 계열사 간 소유관계가 도표로 분석되어 나올 만큼 투명화되어 있으며, 그 근저에는 대기업들의 연결재무제표 사용 강제와 공정거래위원회가 매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들의 계열사지분소유구조는 물론이고, 대주주의 친인척들이 소유하고 있는 지분도 매트릭스형태로 분석하여 공개하는 법제도를 갖고 있을 만큼 재벌들의 소유구조가 투명화되어 있다. 따라서 재벌들의 소유구조투명화라는 이름하에 순환출자금지법제를 만들고 이를 3년 내에 해소하지 못하면 의결권을 제한하고 공공발주사업의 참여를 제한하는 것은 이는 헌법 제126조와 제37조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보충성 원칙과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본다.

   
▲ 상장기업이나 대기업에 대한 지배구조 규제들은 그들의 상장 여부와 관계없이 보통의 상황에서 하는 행동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 극단적 일탈 행동만을 규제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유난히 대기업에게만 성인군자만이 지킬 수 있는 수준, 이상적인 수준을 요구하게 되면 아예 대부분 범죄자가 되거나 또는 상장을 기피하거나 대기업이 되기를 기피할 가능성이 높다./자료사진=미디어펜


(3) 일감몰아주기 규제현황

2013년 8월 개정 공정거래법은 제23조의2를 신설하여 일명 일감몰아주기규제라는 이름으로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등을 금지시키는 간접적 기업지배구조규제를 독창적으로 입법화하였다. 이에 따르면 그룹 내 계열사에 대한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일정 비율 이상(상장사 30%, 비상장사 20%)인 기업의 내부거래행위는 경쟁제한성의 입증 없이도 제재가 가능하도록 했다. 

그리고 이를 위반한 경우 공정위는 해당 불공정거래행위 또는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행위의 중지 및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 계약조항의 삭제,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의 공표 기타 시정을 위한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도록 했다(법 제24조). 더욱이 경쟁제한성이 없는 계열사 간 거래에 대하여 도 매출액에 100분의 2를 곱한 금액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최대 5억)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으며(법 제24조의2 제1항), 추가로 위반자에 대하여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법 제66조 제1항 제9의2호). 이는 대기업 총수의 2세 또는 3세가 회사를 설립한 후 대기업총수가 지배하는 회사와 2세·3세가 설립한 회사에 일감 몰아주는 것을 통제하기 위한 입법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감몰아주기 규제는 경쟁제한성이 없는 사적 거래에 대하여도 과도하게 통제를 가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입법목적도 정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방법 역시 적절하지 않으며, 기본권침해를 최소화하는 규정도 아니고, 공공의 필요에 비하여 지나치게 사인의 재산권행사와 사적자치권을 제한하기 때문에 법익의 균형성에 반하므로 위헌적 기업지배구조 규제형 법개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부당거래의 부당한 정도를 판단하는 기준인 '현저히'를 '상당히'로 바꿔 규제 대상의 범위를 확대했다(법 제23조 제 1항 제7호). 또한 ‘지원주체’ 뿐만 아니라 혜택을 받은 ‘지원객체’도 함께 제재하도록 했는가 하면, 기업 간 거래에 총수일가 소유회사가 개입하는 것도 금지시키는 규제를 신설하였다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7호).

결국 경제민주화입법이라는 이름으로 이번 개정된 공정거래법은 재벌기업의 총수에게 일감몰아주기를 통제함으로써 재벌 2세·3세들의 투자를 억제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미 헌법재판소도 “사적 자치는 계약의 자유·소유권의 자유·결사의 자유·유언의 자유 및 영업의 자유를 그 구성요소로 하고 있으며, 그 중 계약의 자유는 사적 자치가 실현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그리고 이러한 계약의 자유는 다시 계약체결의 자유·상대방선택의 자유·방식의 자유·계약의 변경 또는 해소의 자유를 포함한다.”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헌법재판소 1991. 6. 3. 89헌마204 전원재판부). 또한 우리 헌법 제119 조 제1항은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국민 개개인이 사적 자치(私的 自治)의 원칙을 기초로 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질서 아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통하여 생활의 기본적 수요를 스스로 충족할 수 있도록 하면서, 사유재산의 자유로운 이용․수익과 그 처분 및 상속을 보장하고 있다.

결국 일감몰아주기 규제는 공공의 필요성이 불확실함에도 불구하고 재벌가의 2세·3세 들이 투자를 억제하는 하는 국가편의적 입법이라고 할 수 있다(헌법재판소 1999. 4. 29. 94헌바37 외 66건(병합) 전원재판부; 1993. 7. 29. 92헌바20; 1989. 12. 22. 88헌가13).


III. 기업지배구조 개선과제

1. 상법상 기업지배구조개선과제

2014년 1월 한국은행발표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 기업의 설비투자 규모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설비투자 증가율은 1970년대에는 20.3%, 1980년대 12.6%, 1990년대 9.1%, 2000년대 3.9%로 점차 둔화되고 있다. 2011년부터 2012년까지는 0.9% 증가에 그쳤다. 설비투자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980~1989년(12.9%), 1990~1999년(12.4%), 2000~2009년(9.8%) 등 지속적으로 감소추세다. 이에 대하여 전문가들은 지지부진한 투자는 대내외 경기불확실 성이 높아지고, 각종 법적 규제 등으로 2005년 이후 기업이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는 것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투자에 대한 법적 규제에는 사전 규제와 사후규제가 있는데, 전반적으로 우리나라는 상법상 투자 및 거래 관련 사전규제가 다른 선진국에 비하여 많은 편이다. 20대 국회에서는 상법상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과 회사 간 거래를 규제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회사기회유용금지 규정 및 계열사 간 거래를 규제하는 자기거래범위를 확대한 것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기업지배구조를 개정할 필요가 있다. 

   
▲ 미국이나 영국인의 행동이 한국인의 행동과 다르듯이 미국이나 영국에 통용되는 규제수준을 한국에 똑같이 적용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 한국 대기업, 상장 기업들에 대한 규제 또한 마찬가지다. 글로벌 스탠다드가 답이다./자료사진=연합뉴스


2. 금융회사의 기업지배구조개선과제

최근 세계경제포럼(WEF)이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경쟁력이 전체 144개국 중 아프리카 국가들에도 뒤지는 80위라고 발표한 바 있다. 그리고 2013년 기준 국내 은행들의 수익성관련 ROA(총자산이익률)가 0.38%로 아시아에서 꼴찌 수준이라는 발표도 있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볼 때에 최근 발생한 KB금융사태를 계기로 우리 금융산업의 본질적인 개혁논의가 시작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와 관련하여 2013년 6월 금융위원회가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을 마련하여 “이사회 역할 강화로 경영진 견제 기능 내실화”, “사외이사 책임 강화”, “지배구조에 대한 시장감시 활성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개혁방안을 제시하고, 지난 2015년 7월 31일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을 제정한 바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관치금융 같은 본질적인 개혁이 이뤄지지 못하다 보니 결국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따라서 향후에는 관치금융의 잔재인 금융기관의 주식소유제한, 금융기관 대주주의 정부 승인 및 적격성 심사, 금융기관 이사회구성 및 감사선임에 대한 법적 규제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방안이 제시되어야 한다고 본다. 

3. 공정거래법상 기업지배구조개선과제

현행 공정거래법상 기업지배구조규제 위반 시 공정위가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주식처분명령을 하게 되는데, 이는 국민 개인의 이익을 침해하는 침익적 행정처분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러한 침익적 행위는 직권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발하여지는 것이 원칙이므로 이 침익적 행정행위는 재량행위가 아니라 기속행위인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공정거래법상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주식처분명령을 함에 정작 승인거부사유를 법에 규정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시행령, 시행세칙 등 그 어디에도 관련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러한 침익적 행정처분에 대한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는 기업결합 심사와 지주회사 승인 등에 대한 구체적인 심사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지주회사와 관련하여 손자회사나 증손회사가 다른 회사를 지배하는 경우 결국 지배구조가 불투명한 상태로 경제력집중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규제를 가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투명성을 제고 하면 특별한 주식소유규제를 가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 관련하여 2011년 3월 국회에 상정되었으나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에서는 일반지주회사가 금융기관을 자회사로 둘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단, 지주사 체제를 선택한 기업집단 가운데 보험사 포함 금융사를 3개 이상 보유하거나 금융사 자산합계가 20조원 이상인 기업집단은 중간금융지주사를 통해서만 금융지주사를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개정안에 포함되어 있었다. 

앞의 사건에서 공정거래법 개정을 기대하여 처분하지 않았다가 개정이 불발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과징금 처분을 받는 사례가 많았다. 따라서 정부가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하여 진정한 의미에 있어서의 투명한 기업지배구조를 실현하고 시장의 수요를 반영한 지주회사체제를 구축하려면 무엇보다도 중간지주회사의 설립을 기업들의 자율에 맡기도록 법을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 대기업만 규제하는 제도는 두 가지의 상반된 효과를 가져온다. 규제 받는 대기업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으나 바람직하지 않은 부작용-아예 규제 대상이 되는 것을 회피하는 효과를 야기한다./자료사진=연합뉴스


그리고 신규순환출자규제와 관련하여 이를 법률로 차단하는 각국의 입법례가 없고, 지나치게 법률이 경영활동에 개입하는 것이 오히려 경제발전에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지적 하에 그동안 차일피일 미룬 바 있었다. 그리고 IMF 외환위기를 벗어나고, 16대 대선을 앞둔 2001년 회사법의 기본법인 상법 제342조의2 제3항을 신설하여 전 세계 최초로 손자회사가 모회사의 주식을 취득하는 것을 금지시키는 순환출자금지제도를 신설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제도는 우리나라의 투자관련 법제가 글로벌 스탠다드와는 완전히 괴리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리고 일감몰아주기규제와 관련하여 재 벌기업의 총수에게 일감몰아주기를 통제함으로써 재벌 2세·3세들의 투자를 억제하는 것은 시장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러한 일감몰아주기규제는 즉 반사회성 정도를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사전적 규제를 가하는 것은 헌법 제37조 제2항에서 규정하는 기본권제한의 입법적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헌법에 의하여 국민에게 보장되는 사적자치의 원칙과 재산권 보장원칙 등을 희생시킨 대표적인 국가편의적 입법이라고 할 수 있다. 


VI. 결어

기업지배구조의 법제화는 기업의 경영의 활성화 내지 투자 및 거래활성화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대한민국은 1987년 이후 글로벌 경쟁력을 갖는 신생기업의 출현이 거의 없는 상태이다. 이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우선, 투자자의 권리를 제한 각종 기업지배구조관련 법제도 역시 중요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이 새로운 제 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루기 위하여 무엇보다도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기업지배구조 관련 법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국내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지배구조를 제도화하기 위하여 무엇보다도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기업 지배구조 제도의 법제화가 필요하다 본다.

오늘 창립총회를 연 글로벌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그 역할을 감당할 수 있기를 고대해 본다. /전삼현 글로벌기업지배구조연구소장, 숭실대 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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