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SPP조선에 대한 매각 협상이 결렬되자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SM(삼라마이더스)그룹의 협상전략이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는 평가도 나온다. SPP조선의 미래에 대해서도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SPP조선 채권단은 매각을 위해 SM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인수 가격을 놓고 최종 합의를 시도했으나 결렬됐다. 지난 3월 채권단과 SM그룹이 MOU를 체결할 당시 4000억 원 수준으로 인수자금을 정했지만, SM그룹은 정밀실사를 실시한 이후 추가적으로 768억 원을 깎아달라는 요구를 내놓으면서 갈등이 증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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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P조선에 대한 매각 협상이 결렬되자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미디어펜 |
본래 20일이었던 마감 시한까지 27일로 연기해가며 추진해온 협상은 결국 어긋나고 말았다. 26일 SM그룹 측은 "애초 MOU와는 달리 감춰진 부실이 드러났고 추가로 자금이 들어갈 곳도 나온 데다 상당한 비용을 인수자가 떠안도록 해 도저히 수용하기 어려웠다"고 밝히면서 협상 결렬 사실을 알렸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SM그룹에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SPP조선의 유동성은 나쁘지 않고 작년 유일하게 영업이익 흑자(575억 원)를 기록한 회사"라면서 "본래 협상 시한(27일)이 아직 도래하지도 않은 시점에서 (SM그룹 측이) 언론을 대상으로 '협상 결렬' 의사를 밝힌 점이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결국 우리은행 등 채권단은 이르면 다음 주 초에 채권단 회의를 열어 SM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해지'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SPP조선에 대한 재매각 등 향후 처리방향에 대해서도 협의가 진행될 전망이다. 우선 우리은행은 재매각을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번 협상 결렬이 SPP조선의 시장가치(매각가치)에도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마침 STX조선이 사실상 법정관리행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라 SPP조선의 매각협상 결렬은 업계 분위기를 더욱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SPP조선도 STX조선과 마찬가지로 법정관리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전망부터, 설령 매수가 되더라도 SPP가 조선업을 계속 영위하기는 힘들 수도 있다는 예측까지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SPP조선의 경우 업계 다른 회사들에 비해 유동성이 살아있기는 하지만 신규수주가 제로인 상황임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조선업을 계속 하는 게 정답은 아닐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SPP조선 근로자위원회는 이번 협상에 대한 보도자료에서 "SPP조선 근로자들은 창사 이래 지난 10여 년 동안 단 한 번의 파업도, 단 한 번의 처우개선 요구도 없이 오로지 회사의 발전과 이익을 위해 노력했다"면서 "400억 원의 매각가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회생 가능한 기업의 문을 닫아 실직과 지역경제 파탄으로 수만 명이 거리로 내몰리는 사태가 과연 올바른 구조조정 방안인지 의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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