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영국 본사인 레킷벤키저가 유해성을 증거인멸하는 과정에 개입했는지 여부를 검찰이 본격적으로 수사하고 나섰다.

30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구속된 서울대 수의대 조모 교수(56)의 독성실험보고서 조작과 영국 본사의 관련성을 알고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옥시레킷벤키저 간부 2∼3명의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소환 대상자들은 조 교수가 2011년 11월29일 가습기 살균제 원료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생식독성실험 결과와 이듬해 2월 17일 흡입 독성실험 결과를 발표할 때 각각 한국을 방문한 인물이다. 

검찰은 이들 중 직책이나 업무 성격상 본사와 연관성이 가장 크다고 추정되는 인사 2∼3명을 소환 대상으로 추린 것으로 전해졌다. 

조 교수는 옥시 측의 의뢰를 받아 2011년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가습기 살균제가 폐 손상을 유발했다'는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 결과를 반박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 첫 실험에서 불리한 결과가 나오자 은폐 후 2차 실험에서 데이터를 조작한 혐의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이면계약을 통해 옥시 측에서 1200만원을 송금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레킷벤키저 인사들에 대한 조사는 영국 본사로 수사를 확대할지 여부를 쥔 상태다.

검찰은 또 소환 요구에 불응한 거라브 제인 전 대표(47)에게 금주중 이메일 등으로 서면조사서를 발송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