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수출입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이 6개월 만에 다시 10% 이하로 떨어졌다.
30일 금융감독원(원장 진웅섭)은 올해 3월 말 현재 은행‧은행지주회사의 BIS 기준 자본비율 현황 자료를 발표하면서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의 BIS 비율이 9.89%를 기록해 국내 은행 중 가장 낮게 조사됐다고 밝혔다.
'BIS자기자본비율'이라고도 불리는 BIS비율은 국제결제은행(BIS)이 정한 은행의 위험자산(부실채권) 대비 자기자본비율을 의미한다.
금감원 조사 결과 국내 은행의 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14.02%로 작년 말과 비교했을 때 0.11%p 높아졌다.
이는 은행들이 올해 1분기 2조 3000억 원 수준의 순이익을 낸 데다 유상증자(5000억 원), 신규 자본증권발행(1조 2000억 원) 등으로 자본을 확충한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의 총자본은 3개월 새 1조 2000억 원(0.6%) 늘어났다.
원‧달러 환율 하락도 한몫을 했다. 외화대출금의 원화 환산 금액이 줄어들면서 위험가중자산이 작년 말 대비 3조원(0.2%) 줄었다.
은행별로 보면 씨티은행의 BIS 비율이 17.0%로 가장 높았고 그 뒤를 국민(15.81%), KEB하나(15.22%), SC제일(15.17%) 등이 이었다.
한편 이 비율이 10% 미만인 곳은 국내 은행 중 수출입은행이 유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SPP조선‧경남기업 등 부실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자산 건전성이 악화된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 3분기 말 총자본비율이 9.44%로까지 하락했다가 정부의 출자(1조 1300억 원)를 받아 4분기 말 10%대로 간신히 맞춰졌던 총자본비율은 6개월 만에 또다시 10% 아래로 떨어지고 말았다.
이는 경영실태평가 1등급의 기준인 '총자본비율 10%, 기본자본비율 7.5%, 보통주자본비율 5.7% 이상'에도 미달하는 것이다.
수출입은행의 자본 건전성이 악화한 것은 조선 등 구조조정 대상 기업에 대한 부실채권이 늘어난 탓이다. 민병권 금감원 일반은행국장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수출입은행이 충당금을 쌓았고, 이로 인해 1분기 당기순손실이 발생해 BIS 비율이 떨어졌다"고 풀이했다.
설상가상으로 수은은 STX조선해양이 지난 27일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수천억 원 규모의 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하는 상황이다.
수출입은행의 자본 확충을 돕기 위해 산업은행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보유 중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주식 5000억 원을 현물출자하기로 결의했다.
산은 관계자는 "출자 후 산은의 KAI 지분율은 26.8%에서 19.0%로 떨어지지만 여전히 1대 주주 지위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수은과 공동매각‧의결권 행사를 통해 지배구조가 안정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3월 말 은행지주회사의 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13.74%로 작년 말보다 0.02%p 상승했다.
은행지주사별 총자본비율은 KB(15.28%), 신한(13.65%)이 높고 BNK(12.15%), JB(12.25%)가 낮은 수준이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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