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주최 국제 컨퍼런스 참석해 '중앙은행론' 피력
[미디어펜=이원우 기자]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기업 구조조정에 중앙은행이 직접 참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총재 이주열)이 30일 서울시 중구 조선호텔에서 개최한 한국은행 국제 컨퍼런스에 참석한 미국의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기업 구조조정에 중앙은행이 직접 참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미국 금리 인상과 관련해서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충격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왼쪽)와 미국의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오른쪽)가 30일 서울시 중구 조선호텔에서 개최된 한국은행 국제 컨퍼런스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불러드 연은 총재는 기자회견에 참석해 "한국 정부가 국책은행의 자본확충에 한은의 역할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 불러드 총재는 '사견'임을 전제한 뒤 "중앙은행은 장기적 관점에서 거시정책을 수행해야 한다"며 기업 구조조정과 중앙은행은 거리를 둘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는 최근 국책은행 자본확충을 위한 출자 문제를 두고 정부와 한국은행이 막판 조율을 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말이라 더욱 의미심장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불러드 총재는 "구조조정 문제는 세금을 내는 국민의 의견 등을 고려해 의회를 통해서 결정할 문제"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미국 최고의 화제인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불러드 총재는 "만약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도 바뀔 수 있느냐"는 질문에 "백악관이 변하더라도 연준의 정책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독립된 중앙은행이 국가와 세계에 더 크게 기여할 수 있으며, 중앙은행이 정치적으로 되지 않을 경우 더 나은 장기적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견해를 피력했다. 

지난 2008년부터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를 맡고 있는 불러드 총재는 연준 위원들 중에서도 가장 뚜렷한 '매파'로 꼽힌다. 2015년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뽑은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순위에서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보다 높은 7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개회사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가계소득의 원천이 되는 고용 확대를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총수요 증대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다양하게 융합하고 활용할 수 있는 인적자원이 많이 확보된다면 고용과 성장에 오히려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