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스모그 대책없이 경유차·고깃집 타령 "환경부, 번지수 틀렸다"
   
▲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미세먼지 유발? 고등어 가격 급락…대단한 환경부

중국발 황사와 중국발 미세먼지를 바라보는 당국의 시선은 이중잣대다. 환경부는 경유값 인상카드를 고려하고 있고 고등어구이와 고깃집을 미세먼지 주범으로 꼽았다. 급기야 고등어 가격이 급락했다. 문제는 실내 고등어 굽기와 직화구이 음식점을 미세먼지 원인으로 꼽는 환경부 대책이 본질을 비껴갔다는 점이다. 환경부는 고등어를 구운 후 15분간 환기하면 실내 공기질이 회복된다고 설명하지만, 외출 시 마스크를 써야 하는 외부 공기로 왜 환기시켜야 하는지 의문이다.

환경부는 지난 23일 “밀폐된 공간에서 고등어구이를 조리할 때 ‘매우 나쁨’ 기준(공기 1㎥당 100㎍)의 22배에 이르는 2290㎍의 초미세 먼지는 물론 발암 물질인 '폼알데하이드'와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배출된다”고 발표했다. 이어 환경부는 미세먼지 배출 음식점 규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삼겹살을 구울 때 나오는 미세먼지가 주의보 발령 기준의 15배를 넘었다는 근거에서다.

환경부 관계자는 소위 ‘고깃집 대기오염’ 논란과 관련 “다양한 연구 결과를 통해 음식점 미세먼지가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확인됐는데 그냥 넘어가기 어려운 만큼 규제도 폭넓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미세먼지 관리조치를 예방에서 규제 차원으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와 관련 식당가는 불황에 규제까지 덮친다며 볼멘 목소리를 높였다. 미세먼지 원인 규명에 관한 논란으로 촉발된 작금의 사태는 경유가격 인상에 이어 식당가 규제까지 이어진 모양새다.

   
▲ 생활 속 미세먼지가 문제이니 경유값을 인상하고 고등어구이, 고깃집을 규제하겠다? 서민 부담을 떠나, 이는 상식의 문제다. 미세먼지는 대기순환을 통해 중국에서 유입되는 물질과 국내 오염물질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지 생활오염원에 대한 규제는 해답이 아니다.


최근 미세먼지 현상의 원인은 중국발 스모그

미세먼지는 황사와 마찬가지로 전국적인 현상이며 그 원인은 중국발이다. 환경부는 왜 다른 곳을 잡겠다고 나서는가. 미세먼지 문제는 경유차 폐해나 일상생활에서의 먼지보다는 중국, 몽골 등의 사막화와 산업화로 인한 대기질과 날씨의 영향이 더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최근 들어 연달이 이어지는 미세먼지 현상의 원인은 중국발 스모그 영향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발 스모그가 진행되는 가운데, 대기가 정체되어 있는 날씨 환경에 국내 오염 물질까지 더해져 축적되고 있는 것이다. 날씨가 무덥고 건조할 때 4대강에서 녹조현상이 빈번히 일어나는 것과 같은 원리다. 비 소식이 없으면 대기가 정체되어 있기 마련이고, 이에 따라 외부에서의 오염물질과 내부 오염물질이 함께 쌓인다.

전문가들은 도시지역에서의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원인으로 ▲장거리 이동에 의한 국외 미세먼지 유입 ▲도시 내부의 대기 오염물질 배출량 증가 ▲기상 날씨 영향 및 지형 조건 등을 꼽는다. 

이와 관련, 부산 보건환경연구원은 2010~2014년 5년 치 자료를 분석하면서 “부산의 경우 겨울철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것은 북서풍의 영향으로 중국에서 날아오는 오염물질 배출원의 영향을 다른 계절보다 많이 받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농도 미세먼지의 피크 타임은 오전 10~11시인데 이는 새벽 시간의 안정된 대기 날씨 상태에 더해 출근 시간에 증가한 오염물질 배출이 원인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 최근 들어 연달이 이어지는 미세먼지 현상의 원인은 중국발 스모그 영향 때문이다. 미세먼지 문제는 사막화와 산업화로 인한 대기질과 날씨의 영향이 더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사진은 오염물질의 경로를 표현한 미국 나사의 시뮬레이션 영상이다./자료사진=미국 NASA 시뮬레이션 영상


중국발 미세먼지의 기여 수준은 30~50%로 추정되고 있고 그 외의 원인은 국내에서 발생된 자동차 배기가스, 산업시설로부터의 연소, 소각 등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경우 중국의 영향은 절대적이다.

이와 관련,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평균적으로 해보면 중국에서 넘어오는 비율이 30~50% 정도 되고 우리나라에서 고농도가 발생했을 경우 중국에서의 영향이 60~80%까지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한중 공동 연구팀에 따르면, 중국 미세먼지의 유해 화학성분은 64%로 이런 미세먼지가 국내로 밀려와 대기상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세먼지 줄이겠다며 경유차, 고등어, 고깃집 잡겠다는 환경부

생활 속 미세먼지가 문제이니 경유값을 인상하고 고등어구이, 고깃집을 규제하겠다? 서민 부담을 떠나, 이는 상식의 문제다.

국립환경과학원 조사에서 2012년 기준 전국 미세먼지(PM10) 배출량의 65%는 제조업 연소가 원인이었고 차량이 포함된 도로이동오염원은 12%였다. 나머지는 황사를 포함한 비산먼지(날림먼지)가 원인이다. 대다수 연구 결과에서 확인되듯이 미세먼지는 대기순환을 통해 중국에서 유입되는 물질과 국내 오염물질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요한 건 산업 현장과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종합적인 접근이지 생활오염원에 대한 규제가 아니다. 생활오염원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매한가지였다. 경유차나 고등어구이는 미세먼지의 주범이 아니다. 국민 건강에 대한 환경부의 보모 노릇은 방점이 잘못 찍혔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 중국발 황사와 중국발 미세먼지를 바라보는 당국의 시선은 이중잣대다. 환경부는 경유값 인상카드를 고려하고 있고 고등어구이와 고깃집을 미세먼지 주범으로 꼽았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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