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고이란 기자] 조선 산업 구조조정에 속도가 붙고 있는 가운데 구조조정 방향을 놓고 반대의 목소리도 높아져 마찰이 예상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주채권은행에 제출한 자구안을 지난 1일 승인받았다.
|
|
|
▲ 조선 산업 구조조정에 속도가 붙었다. 하지만 구조조정 방향을 놓고 반대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
대우조선해양도 최종 자구안을 놓고 채권단과 막판 조율 중이다. 지난해 제출한 1차 자구안과 합쳐 총 5조원 규모의 자구안이 담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12일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 삼성중공업도 지난달 17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자구안을 제출한 바 있다.
이후 지난 1일 주채권은행들은 양사의 자구안을 잠정 승인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3조5000억원과 1조5000억원 규모의 ‘인력 구조조정, 자산매각, 설비 축소’ 등의 내용이 담긴 자구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는 단계적으로 자구안을 실행하며 경영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경영활동에 더 박차를 가해 해외 수주 공략에 집중할 방침이다.
하지만 노동계는 즉각 반대 의견을 밝혔다. 구조조정 방향이 기업만 있고 서민은 없다는 주장이다. 노동계는 조선 산업 노동자 고용 보장, 실직 노동자를 위한 사회 안전망 확충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또한 부실경영의 책임을 구성원들에게 전가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지난 1일 현대중공업 노조와 민주노총 울산본부, 시민연대 등 40여 개 단체는 조선산업 대량해고·구조조정 저지 울산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조선 산업의 위기를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대량해고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조선산업 위기는 정책의 부재와 경영진의 경영 실패가 원인이다”며 “노동자 고용 안정을 위해 회사가 사내 유보금을 투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도 2일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자구계획을 분쇄시키자”며 조직력을 모았다.
노조는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빅3의 적자규모가 8조원을 넘어 천문학적인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산업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을 들며 어려움에 빠진 기업의 구성원들에게까지 책임을 전가하고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구조조정의 이유로 내세운 천문학적인 손실은 대부분 해양플랜트부분에서 발생했다. 과도한 경쟁에 따른 저가수주, 설계 등의 기술력 부족, 각종 기자재의 국산화 한계, 잦은 설계변경에 따른 대응의 한계, 고숙련 인력확보 부족 등 부실한 경영이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정권에 의해 조선업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까지 사외이사와 감사자리에 앉혀 수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돈을 주면서 회사를 운영한 것이 부실 경영을 부추겼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통해 부실경영 책임전가에 대한 우리의 분명한 입장과 투쟁의지를 밝히고 추가 희생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쐐기를 박을 것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디어펜=고이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