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핵심 계열사 잇단 '악재'
[미디어펜=신진주 기자] "부정 이슈에는 롯데가 빠지지 않는 것 같아요." 롯데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직원은 이 같이 한숨 쉬며 말한다.  

작년 경영권 분쟁이 벌어진 이후 점차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을 보였던 롯데그룹의 핵심 계열사에서 최근 대형 '악재'가 이어지며 휘청거리고 있다. 

   
▲ "부정 이슈에는 롯데가 빠지지 않는 것 같아요." 롯데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직원은 이 같이 한숨 쉬며 말한다. 작년 경영권 분쟁이 벌어진 이후 점차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을 보였던 롯데그룹의 핵심 계열사에서 최근 대형 '악재'가 이어지며 휘청거리고 있다. / 미디어펜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롯데마트, 사상 첫 방송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롯데홈쇼핑에 이어 롯데면세점 입점로비 의혹까지 악재가 끊이지 않는 모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정운호 게이트' 관련 전방위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검찰이 롯데호텔 면세사업부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수사관 100여명은 롯데면세사업부의 컴퓨터 하드 디스크, 회계장부들을 확보했다. 

현재 수감 중인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면세점 입점 로비 차원에서 신 이사장 등 롯데 관계자들에게 금품을 건넨 단서를 잡고 사실 확인에 나선 것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면세점 특허권 재심사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시며 롯데 월드타워점 특허권을 반납해야 했다. 하지만 정부의 시내면세점 추가 결정이 내려지면서 구제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조만간 있을 신규 시내면세점 특허 신청 공고를 앞두고 또 부정 이슈가 엮이면서 롯데 측은 곤욕스러운 눈치다. 

만약 정운호 입점 로비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면세점 특허 심사 기준 가운데 면세물품, 매장관리 역량, 기업이익 사회 환원, 상생협력 노력 등에서 감점이나 붕부적 평가가 불가피하다. 롯데면세점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편 이날 오후엔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에서 소환조사를 받았다.   

노병용 대표는 2004∼2007년 롯데마트 영업본부장을 맡아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 업무를 총괄했다. 2007년부터는 같은 회사 대표이사로 있으면서 제품 판매와 광고 등 주요 업무의 최종 의사결정권을 행사했다.

검찰은 노 대표에게 안전성 검사를 하지 않고 제품을 출시한 경위 등을 캐물었다. 롯데마트는 안전성 검사를 포함해 제품 개발·제조 등 업무 일체를 미국계 자체브랜드(PB) 전문 컨설팅사인 데이먼에 맡겼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검찰은 노 대표 등 당시 관련 업무를 담당한 롯데마트 측 관계자들도 안전성 검사를 소홀히 한 과실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롯데마트는 2006년,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함유된 가습기 살균제를 출시했으며 41명(사망 16명)의 피해자를 냈다.

이에 롯데마트는 가습기 살균제로 페 손상을 입은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100억대의 보상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양평동 롯데홈쇼핑도 '비상'이다. 지난해 홈쇼핑 사업자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롯데홈쇼핑이 비리 임원을 고의로 누락해 감사원에 적발됐다는 이유로 미래부로부터 사상 첫 유례없는 프라임타임대 방송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롯데홈쇼핑은 6개월간 황금시간대 방송 송출이 중지되면 입점 중소업체들이 고스란히 그 고통을 같이 떠안게 됐다.

롯데홈쇼핑에 입점하는 한 중소업체 대표는 “막막한 심정에 일이 손에 안 잡힌다”며 “홈쇼핑 관련 기사 댓글을 보니 ‘악질 롯데에 붙어서 지금까지 잘 살았으면 됐지’ 이런 글도 있었다. 롯데에 대한 국민정서가 얼마나 안 좋은지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롯데와 거래한 게 그렇게 죄인가?’, ‘왜 내가 벌 받아야 하지?’ 라는 생각이 들어 씁쓸했다”고 덧붙였다. 

롯데홈쇼핑은 입점업체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관련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펜=신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