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소영 월드핀테크협회장
[미디어펜=이원우 기자]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인 핀테크(FinTech)가 금융산업 전반을 바꾸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이틀에 걸쳐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KRX) 국제회의실에서는 '2016 월드핀테크포럼 서울'이 개최됐다. 

화폐의 형태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어 가는 변곡점에 있는 현 시점에 '화폐의 형태와 인프라의 혁신'을 논한다는 취지로 개최된 이번 행사에는 무려 21개국의 핀테크 전문가들이 자리를 채움으로써 현재까지 열린 핀테크 행사 중 세계 최대 규모로 손꼽힌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박소영 월드핀테크협회 협회장은 행사 개회사에서 "다보스 포럼 같은 세계적 핀테크 행사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을 때 많은 사람들이 회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봤다"면서 행사 개최에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행사를 성공으로 이끈 박소영 협회장을 직접 만나봤다.

   
-한눈에 봐도 행사가 매우 글로벌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그건 핀테크의 현주소가 매우 글로벌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금융 산업은 국적과 기업을 불문한 '무경계' 변화 양상을 띠고 있거든요. 새로운 형태의 화폐, 그리고 혁신적인 화폐 거래 인프라를 경험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결국 역사를 만들고 있다고 봐도 무방해요. 따라서 저희 행사도 세계 공용어인 영어로 모든 일정을 진행했고, 동시통역을 지원하면서 한국인들의 참여도를 높였습니다.

-이번 행사가 여타 포럼과 차별화 되는 부분으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우선 참여 국가들의 숫자죠. 미국, 중국, 러시아, 독일, 영국부터 룩셈부르크, 덴마크, 스위스, 체코, 이스라엘, 스페인까지 세계 주요국 21개 나라 핀테크 전문가들이 참석했어요. 이는 핀테크로 인해 파생되는 산업을 실질적으로 파악하려면 세계 각국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핀테크 관련 행사로써는 세계 최대 규모라고 자부합니다.

-행사에서 다룬 주제들을 다시 한 번 소개해 주신다면요?

행사에 참석해 준 전문가들은 핀테크 규제개선, 국제송금, 핀테크 결제, P2P렌딩과 크라우딩펀딩, 핀테크 보안, 인터넷은행, 로보어드바이저, 블록체인과 비트코인 등의 8개 세션으로 나뉘어 다양한 발제를 하고 토론했습니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핀테크 전문가만 해도 35명이 참석했고, 스타트업에 속하는 삼성페이부터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웨스턴 유니언까지 전부 참여했어요. 일본 NTT나 이란 비트홀라 등에서도 발걸음을 해줬습니다. 해외 청중 66명이 행사 끝까지 자리를 지켜서 이틀 동안 35개나 되는 세션들이 문제없이 완료됐어요. 뿐만 아니라 관련 주제로 논문을 작성 중인 대학원생들도 30여명이나 참석했죠. 결국 이들이 다음 세대의 핀테크를 발전시켜 나갈 겁니다.

   
▲ 박소영 월드핀테크협회장이 '2016 월드핀테크포럼 서울'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미디어펜


-홍콩이나 이스라엘에서는 정부기관 참석자들이 참여해서 더욱 특별했던 것 같습니다.

맞아요. 홍콩에서 와준 찰스 응이나 이스라엘에서 온 샤이 파일러는 정부기관 소속 인사들로서 각국을 대표해 발언했습니다. 룩셈부르크 정부에서도 홍보영상을 보내와 핀테크 육성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전달했고요. 벌써부터 내년에 개최될 2회 행사를 자국에서 개최하고 싶다는 각 국가대표들의 문의가 들어오고 있어요.

오전 4시간, 오후 5시간 30분으로 이틀간 릴레이로 펼쳐진 강행군 행사였음에도 불구하고 매 세션마다 온‧오프라인에서 질의응답이 쏟아졌습니다. 그것만 봐도 행사 열기와 핀테크에 대한 세계의 관심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한편 2일차 행사 시작 직전에는 '핀테크 인증제'와 관련해서 예정에 없던 스피치를 하셨는데요.

행사가 많은 관심을 받다 보니 1일차 행사 종료 직후에 핀테크를 다룬 기사들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그 중에는 '핀테크를 다루는 기업들의 옥석을 가리기 위해 핀테크 인증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이슈가 포함돼 있었습니다. 저의 오늘 오전 스피치는 그 부분에 대한 분명한 의견 개진이 필요하다고 생각돼서 제가 자청한 것이고요.

- 어떤 의견을 전달하고 싶으셨나요?

근본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어떤 회사가 핀테크 기업이고 어떤 회사는 아닌지를 누군가가 인증해야 한다는 발상은 매우 시대역행적이라고 생각해요. 인증의 주체는 정부나 금융 당국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우리 모두가 새로운 산업의 가능성을 찾고 있는 이 상황에서 그들이 어떤 기준으로 핀테크 기업의 옥석을 가릴 수 있을까요?

지금은 그러한 관치(官治)적 발상에서 벗어나 핀테크에 관심을 갖는 기업들이 자유롭게 이 산업에 드나들 수 있도록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발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해요. 제 스피치 직후에 연단에 오른 스위스 핀테크 협회 소속 보리스 바티스티니(Boris Battistini) 전문 파트너 역시 제 의견에 동조해줬고, 행사 청중들도 박수로 제 의견에 동조해줬어요. 

우리는 지금 역사를 쓰고 있습니다. 규제나 인증보다는 더 많은 자유와 창의성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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