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신진주 기자]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에 연루된 업체가 조직적으로 로비 의혹 관련 단서를 없앤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
해당 업체는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아들 장모씨가 사실상 운영하는 회사로, 검찰은 증거인멸 과정에 신 이사장 측이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박찬호 부장검사)는 전날 롯데호텔 면세사업부와 함께 압수수색한 B사에서 증거를 인멸한 정황을 잡고 이 회사 전산실장 A씨를 소환 조사했다.
B사는 압수수색에 대비해 메일 서버를 교체하고 임원들의 컴퓨터를 포맷한 것으로 파악됐다.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면세점 입점과 관련된 자료들은 대부분 삭제됐다.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내부 서류도 대대적으로 파기하는 등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증거인멸이 이뤄졌다고 검찰은 전했다.
증거인멸은 정 대표와 함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브로커 한모씨가 검찰에 체포된 지난달 3일 이후부터 발빠르게 진행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정운호 대표 측이 롯데면세점에 자사의 화장품 매장을 입점시키기 위해 2012년부터 지난해 사이 신 이사장을 비롯한 롯데쪽 관계자들에게 10억∼20억원대의 금품을 건넨 단서를 포착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롯데면세점 입점 및 매장 운영에 관한 컨설팅 계약을 맺고 돈을 지급하는 형식을 취했다.
이런 컨설팅 비용 명목의 금액 중 10억∼20억원은 신 이사장 측에 대가성을 지닌 불법 금원으로 제공됐다고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롯데 측이 네이처리퍼블릭 외에 다른 업체로부터 금품 로비를 받았는지에 대해서도 수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디어펜=신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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