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직장인 A씨(31)는 지난 4일 한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체크카드로 결제를 하려다 크게 당황했다. 카운터에 KEB하나은행 카드를 내밀었지만 결제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몇 번이나 애꿎은 카드를 긁고 나서야 최근 KEB하나은행이 '구 하나은행과 구 외환은행의 IT 전산망 통합으로 인해 연휴기간 금융거래가 불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수차례 보내왔던 게 기억났다.
"현금을 미리 빼둔다는 걸 계속 미루다가… 결국 이번 연휴에 강제 절약(?)을 하게 된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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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B하나은행 |
KEB하나은행(은행장 함영주)이 지난 4일부터 오는 7일까지 3일 간에 걸쳐 IT 전산망 통합 작업에 돌입했다. 은행 측은 충분한 기간에 걸쳐 통합 사실을 고객들에게 사전 공지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편을 호소하는 피해자들이 나오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 고객들은 이번 현충일 연휴 기간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폰뱅킹, 자동화기기(ATM), 체크카드, 장기카드대출(카드론) 등 대부분의 금융거래를 일시적으로 이용할 수 없다.
단, 콜센터를 통한 사고신고접수‧자기앞수표 사고 확인, 공항 환전업무, 신용카드를 통한 교통 이용은 할 수 있다. 현금서비스도 타행이나 타사 ATM을 통해서는 가능하며, 신용카드 결제 또한 월말에 한번에 정산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연휴기간 거래에는 영향이 없다.
이번 시스템 통합과정을 모니터링 하고 있는 금융감독원 IT검사실 한 관계자는 "기존 데이터가 완전히 동결된 상태에서 새로운 IT시스템을 들이부어야 하는 고도의 작업이기 때문에 금융거래 중단이 불가피하다"면서 "워낙 이용고객이 많은 대형은행 간의 시스템 통합이라 피해자가 일부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고 풀이했다.
트위터에는 A씨처럼 연휴 전에 미리 '처리'를 하지 못한 KEB하나은행 고객들의 트윗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검색창에 '하나은행'이라고 기입했을 경우 "빼야지 빼야지 하다가 까먹었어요" "홈쇼핑 결제해야 하는데 못 하는 중" 등의 메시지가 타임라인을 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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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위터 |
KEB하나 측에서 워낙 오랫동안 사전예고를 했기 때문에 은행 측을 탓하는 뉘앙스는 아니지만, 모처럼 찾아온 4일 동안의 연휴에 금융거래를 할 수 없게 된 고객들의 경우 불편함이 꽤 큰 것도 사실이다.
KEB하나은행은 불편을 겪는 고객들을 위해 IT통합이 완료된 7일부터 13일까지 자동화기기, 송금(창구, 인터넷, 모바일, 폰뱅킹), 통장재발행 등에 대해 수수료 면제 이벤트를 실시한다. 은행 한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불편을 드려 죄송하지만 통합 이후 옛 하나은행의 강점인 자산관리, 옛 외환은행의 강점인 외국환‧수출입 업무 등이 'KEB하나'의 강점으로 통합되는 만큼 더욱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로 고객들을 모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EB하나은행이 통합작업을 완료하고 영업을 시작하는 시점은 오는 7일 새벽 6시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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