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한국은행 기준금리 향방에 대한 예측이 교차하고 있다.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측은 미국의 고용 쇼크, 정부와 한은의 기업 구조조정 공조 등을 이유로 꼽는다. 이 가운데 가계 부채 등을 명분으로 금리 동결을 주장하는 측이 여전히 다수를 점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9일 오전 한국은행(총재 이주열) 금융통화위원회는 본관 회의실에서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논의한다. 모든 금리 체계의 기본이 되는 한은 기준금리는 작년 6월 연 1.75%에서 1.50%로 0.25%p 인하된 이후 11개월 연속 동결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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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9일 오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본관 회의실에서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논의한다. /연합뉴스 |
지난달부터는 새롭게 임기를 시작한 4인의 금통위원들이 기준금리를 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1일 공개된 5월 금통위 회의록에는 금리 인하에 적극적인 '비둘기파' 성향 금통위원들의 견해를 알 수 있는 발언이 확인됐다. 비록 대외적으로는 '만장일치 동결'의 형태로 결론 났지만 속내를 알고 보면 금리 인하에 긍정적인 위원들이 존재했다는 의미다.
회의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지난 5월 본회의에서 "국내 경제를 살펴보면 지난 4월 경제전망 때보다 향후 성장의 하방리스크가 커질 우려가 있다"면서 "이번(5월)에는 아니더라도 조속한 시일 내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A위원과 같은 시각은 이번 6월 금통위에서 유지되거나 강화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한 전문가는 "공장가동률이 사상 최저치로 잠재성장률 하락이 예사롭지 않은 점,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 수준인 점, 중국발 경기 둔화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금리 인하로 원화 약세를 유도하고 투자심리를 회복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만하다"고 말했다.
한은 기준금리 인하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금리 '인상' 기조도 한풀 꺾였다는 견해가 많아졌다. 최근 들어 재닛 옐런 의장을 위시한 미 연준 주요 인사들로부터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으나 기타 변수가 여의치 않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하나금융투자 소재용 연구원은 "당초 시장에서 16만 명 내외의 증가를 기대했던 5월 미국 신규고용이 3만 8000명 증가로 그쳤다"면서 "이번 고용쇼크는 금리 정상화 의지를 지속적으로 표명한 연준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만약 미 연준이 3분기까지 금리 인상을 보류한다면 한은으로서는 금리를 내릴 기회가 현실적으로 6월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은이 정부와의 정책 공조를 맞추기 위해서라도 6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와 같은 분석에도 불구하고 이번 금통위 결과는 '동결'로 수렴될 거라는 전망이 여전히 우세하다.
6월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한 자본시장연구원 이효섭 연구위원은 "미국과 유럽 모두 경제성장률이 양호한 모습인 가운데 국내 역시 GDP 갭의 하락추세가 비교적 완만하고 물가도 소폭 오르고 있어 당장 금리 인하가 급하지 않다"면서 "가계 부채가 사상 최고 수준이고, 금리 인하로 인한 기업 투자 증대 효과가 크지 않은 상황이라 금리인하에 따르는 부작용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채권 전문가들 또한 6월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7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6월 채권시장지표 및 5월 채권시장 동향 조사' 자료에 따르면 채권 보유‧운용과 관련된 127개 기관 200명 전문가들의 79.4%가 이달 한은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다만 이 비율은 지난 4월 86%, 지난달 85.7%와 비교하면 상당히 내려간 수치라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의 비율도 점점 올라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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