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서명석 사장(사진)의 지치지 않는 유안타증권에 대한 애정이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30여년 전 동양증권에 입사해 동양사태로 무너지는 회사를 백방으로 뛰면서 살려낸 것에 모자라 꾸준한 자사주 매입으로 시장에서 유안타증권에 대한 주주의 신뢰를 더하고 있다는 평가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 사장은 지난달 26일 유안타증권 주식 1885주를 매입했다. 이로써 서명석 사장의 지분율은 0.02%(4만5370주)로 불어났다. 이날 종가(3535원) 기준 1억6038만원 규모다. 서 사장의 자사주 매입은 대만계 유안타금융그룹이 동양증권을 인수하기 전인 2012년 7월부터 시작됐다.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투자전략팀장과 리서치센터장을 지낸 서 사장은 당시 경영기획부문장(부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최고경영자(CEO)로 올라서기 위한 일종의 경영수업을 받고 있었다.

동양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기 시작하면서 회사 측은 지난 1986년 공채 1기로 입사, 애사심이 뛰어났던 서 사장을 구원투수로 등판시키기 위해 일종의 ‘몸 풀기’ 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서 사장은 “애널리스트와 리서치센터장을 할 때는 기업어음(CP)에 대해 관심도 없었고 동양그룹과 회사가 그렇게 어려웠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며 “경영기획부문장을 지내면서 회사의 심각한 사정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때부터 서 사장은 당시 동양증권의 지분을 사 모으기 시작했다. 회사에 대한 믿음을 표현하는 방법이었다.

2012년 7월부터는 2013년 2월까지는 매달 200만원씩 주식을 샀다. 동양사태가 본격화되면서 파란을 겪었던 2013년 3월부터 2015년 6월까지는 금액을 늘려 매월 300만원가량을 매입했다. 자신과 회사의 거취과 불분명한 때에도 꾸준히 지분을 매입한 것이다. 사장 취임이후인 2015년 7월부터 지난달까지는 매월 600만원 이상씩을 사들이고 있다.

   

서 사장은 동양사태가 불거지면서 그룹 계열사 회사채 및 CP 불완전판매 관련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았다. 회사를 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유안타금융그룹을 포함해 본인이 직접 발로 뛰면서 찾아가 회사의 회생 가능성을 널리 알렸다. 결국, 1992년 단교이후 우리나라에 대해 곱지 않은 시각을 갖고 있던 대만 유안타 측 사람들의 마음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애널리스트 시절 갈고닦았던 자료조사와 기획·프레젠테이션 능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서 사장이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해 왔다는 점도 동양증권 임직원을 비롯해 관련자에 믿음을 줬다.

서 사장은 “금융당국, 투자자, 언론 등 모두가 공격하는 힘든 시기였다”며 “그 당시에 우리를 공격하던 사람들과 자주 만나 회생가능성을 설득하다 보니 나중에는 친분이 생겼을 정도”라고 말했다.

서 사장은 최근에도 직접 프리젠테이션에 나서 유안타증권이 중기특화 증권사로 선정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당시 자료 준비를 맡은 유안타증권 IB(투자은행) 관련 부서 직원들이 밤을 새가면서 까다로운 서 사장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고생을 했다는 후문이다.

서 사장은 “과거 동양증권이 리테일·IB·채권영업 등 전 분야에서 크게 빠지는 게 없는 견실한 증권사였다”며 “그룹의 부실로 아픔을 겪었지만, 유안타증권 이름으로 과거보다 더욱 신뢰받는 증권사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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