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전남 신안 흑산도 성폭행한 학부형 등 3명이 '강간치상'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들 3명은 당초 '유사강간'과 '준강간' 혐의로 구속됐지만, 최고 무기징역에 처해질 수 있는 죄목으로 변경된 것이다.

이 사건을 수사한 전남 목포경찰서는 박모(49), 이모(34), 김모(38)씨 등 피의자 3명에게 강간 등 상해·치상 혐의를 적용, 기소 의견으로 10일 광주지검 목포지청에 송치했다.

경찰은 피해자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진단을 받았고 주거침입이 성립하는 점, 범행 공모 정황 등을 토대로 더 무거운 혐의인 강간 등 상해·치상죄를 적용했다. 

이날 오후 1시30분쯤 박씨 등이 결박된 상태로 목포경찰서 유치장을 빠져나오는 동안, 경찰은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이들의 얼굴 등 신상은 공개하지 않았다. 

박씨 등은 혐의 인정 여부를 묻는 취재진에게 "죄송하다" "죽을 죄를 졌다"고는 했지만, 범행 공모 여부에 대해선 부인하거나 "술에 취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그동안 미제였던 2007년 1월 대전 20대 여성 성폭행 사건의 범인으로도 확인된 김씨는 "(흑산도 사건) 당시 술에 취해 있었다"며 혐의를 부인, 대전 사건에 대해서도 "빌라에 들어간 건 맞지만 성폭행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여죄는 이번 사건 조사 과정에서 채취한 그의 DNA가 대전 미제사건의 용의자 DNA와 일치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드러났다.

이들은 지난달 21일 늦은 밤부터 22일 새벽 사이 신안군 흑산도의 여교사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박씨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홀로 저녁 식사를 하던 여교사에게 도수가 높은 담금주를 먹여 정신을 잃게 한 뒤 차량으로 관사로 데려다 주고 나서 차례로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경찰에서 "관사에 데려다 주고 신체를 만지긴 했지만 성폭행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박씨의 체모가 발견된 점으로 미뤄 성폭행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와 이씨는 피해자의 몸에서 자신들의 DNA가 검출, 범행이 확인됐다.

경찰은 또 이들의 차량 이동경로가 찍힌 CC(폐쇄회로)TV 분석, 피의자간 통화내역, 피해자 진술 등을 토대로 3명이 범행을 사전 공모한 것으로 판단했다.

21일 오후 11시 피해자를 태운 박씨의 승용차가 맨 먼저 관사에 도착하고 1분 뒤 이씨, 20분 뒤 김씨 차량도 차례로 도착한 장면이 관사 근처 CCTV에 찍혔다.

CCTV에는 박씨가 21일 밤 11시40분쯤 관사에서 빠져나가는 장면, 이들 3명이 22일 오전 1시30분대에 각자 차량으로 마을과 관사를 오가는 장면도 녹화됐다.

특히 피의자들 차량 3대가 범행 추정 시간에 10여분간 관사 근처에 동시에 주차돼 있는 모습도 담겼다. 

경찰은 김씨와 박씨가 범행을 전후로 6차례나 통화를 시도한 점, 식당을 들락거리며 피의자들끼리 '빨리 나오라'는 내용의 몰래 대화를 나눴다는 피해자 진술 등도 공모 근거로 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