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대전지방경찰청 경비교통과는 일부러 교통사고를 내고서 보험금을 타낸 혐의(사기)로 이모(39)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중고차매매업자인 이씨 등은 지난 4월 13일 오후 10시경 충북 옥천 한 시골 길에서 에쿠스 승용차를 도랑에 빠트려 놓고서 사고 보험금 명목으로 4000만원 가량을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후진하다 도랑 가로 굴렀다"며 병원 치료비와 차량 전손처리비용을 받아냈다.

경찰은 그러나 사고 차량에 부착된 사고기록장치(EDR)를 차량기술법인에 분석 의뢰한 결과를 토대로 이씨 등의 사기 행각을 밝혀냈다.

EDR은 자동차 사고 전후 일정 시간 자동차 운행 정보를 저장하고, 저장된 해당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장치다.

2011년 이후 생산된 우리나라 승용차량(미니밴 등은 2014년 이후 생산분)에는 EDR이 장착돼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12일 "EDR을 통해 시동이 꺼져 있다거나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다는 등의 기록을 파악할 수 있었다"며 "보험 사기로 이어진 고의 교통사고를 이 같은 기법으로 확인한 건 전국적으로 손꼽는 사례"라고 말했다.

이씨 등은 중고차가 팔리지 않자 보험가액을 일부러 높게 설정해 놓고서 사고를 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경찰은 유사 사고의 범죄혐의 여부를 입증할 자료로써 EDR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