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국내증시에서 공매도 거래량 비중과 거래대금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지만 공매도와 지수하락간 상관관계는 매우 약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판 뒤 주가가 하락하면 다시 사들여 갚아 시세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개인투자자는 신용도가 낮아 주식을 빌리기 어렵기 때문에 사실상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14일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자본시장리뷰’ 여름호 발간 기자간담회에서 “주식 공매도와 지수수익률간에는 음(-)의 상관관계가 존재하지만 매우 낮은 수준으로 분석된다”며 “공매도에 대한 지나친 비난은 일종의 ‘마녀사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 실장이 이번에 내놓은 ‘공매도 규제의 개선방향’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8년 7월부터 올 4월까지 94개월의 기간 동안 공매도 거래자료를 분석한 결과, 공매도 거래량비중과 지수수익률간 상관계수는 –0.0662 수준에 불과했다.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과 지수수익률간 상관계수는 –0.0896으로 주청됐다.

코스닥시장에서 역시 공매도 거래량비중과 지수수익률간 상관계수는 –0.0570, 공매도 거래대금비중과 지수수익률간 상관계수 –0.0592로 미미했다.

황 실장은 “공매도 거래비중과 지수수익률간 음의 상관관계가 존재하지만 추정치의 절대값이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경제적 유의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공매도 거래는 기업규모가 크고 실적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종목에 집중됐다. 거래대금으로는 삼성전자가 압도적 1위였지만 전체 거래대금 비중 기준으로는 4%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최근 3년간 업황이 악화되고 있는 철강, 건설, 화학 등의 업종에 공매도 물량이 쏠렸다.

지난해 공매도 거래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은 하이트진로(12.54%)로 나타났다. GS건설(11.93%), 현대차 우선주(11.88%), CJ대한통운(11.63%)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황 실장은 “공매도 비중이 5% 이상인 기업들과 주가수익률은 약한 음의 상관관계가 나타났다”며 “공매도 비중이 높다고 항상 음의 주가수익률이 실현된 것은 아니며 2013년 0.033, 2014년과 2015년은 각각 –0.03, -0.13%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2011년 이후 국내 주식시장에서 공매도 거래가 전체 주식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증가추세를 보였다. 코스피시장에서 일평균 공매도 거래량이 전체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0.68%였으나 올해는 4월까지 2.66%로 늘었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에서도 0.11%에서 0.75%로 증가했다. 공매도와 밀접한 연관을 자기는 대차거래잔고 금액은 코스닥시장에서 두드러지게 높아졌다. 2008년 시가총액 대비 0.13%에 불과했던 대차잔고는 올 4월 5.33%를 기록하면서 41배나 늘었다.

황 실장은 “금융상품의 다양화와 구조화 기법의 발달로 자본시장에서 공매도 외에 주가 하락기에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기법이 많아지고 있다”며 “공매도 규제는 거품제거 등 공매도가 가진 순기능을 위축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실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순보유잔고가 0.5%를 넘게 되면 공매도자에 관한 인적사항과 포지션을 공시하도록 한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대해서는 정보공개의 익명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황 실장은 “개인투자자의 공매도에 대한 불만은 접근성의 불공성이라는 데서 온 것”이라며 “높은 주식 차용비용 구조를 개선해 접근성을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가 정책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