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우리 증시를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선진시장 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 대상국 명단에 올리려는 정부의 노력이 다시 수포로 돌아갔다. 이에 따라 역외 원화시장 개설 문제가 다시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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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초 금융위원회를 방문한 헨리 페르난데즈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회장/사진=연합뉴스 |
MSCI는 15일 오전 6시께(한국시간) 발표한 연례 국가 리뷰에서 내년까지 한국이 관찰 대상국(Watch list)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2008년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 대상국에 들면서 선진지수 편입을 꾸준히 시도했다. 하지만 2014년부터는 아예 관찰 대상국 명단에서도 빠지는 등 번번이 좌절을 겪었다.
이번에도 실패하면서 우리나라는 내년 6월 다시 관찰 대상국 리스트에 다시 도전해야하는 처지가 됐다. 내년에 관찰 대상국 리스트에 다시 오르면 이듬해인 2018년 6월 선진지수 편입 여부를 심사받게 된다. 2018년 심사에서 편입 결정이 나더라도 실제 편입은 2019년 이후 이뤄지게 되는 것이다.
MSCI 측이 계속 내세우는 거절 이유는 국내증시가 접근성 제고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 이번에도 MSCI는 국내증시가 관찰대상국 리스트에 복귀하지 못한 주된 이유로 원화 환전성 부족에 따른 투자 제한을 적시했다.
MSCI는 우리 정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언제든 원화를 달러로 바꿔갈 수 있는 역외 원화 시장 개설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역외시장에서는 자금차입 및 자금대출 등의 거래가 규제 없이 자유롭게 이뤄지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가 헤지(위험 회피)를 위해 자금을 조달하기 유리하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은 외환시장 개장 시간을 30분 연장하는 방안을 내세웠지만 MSCI의 만족을 얻지는 못했다.
금융당국은 당장 역회 외환시장 개설이 어려운 만큼 MSCI 선진지수 편입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우리나라는 소규모 개방경제이고, 수출입 비중이 높은 경제특성상 외환시장 안정성이 중요하다”며 “우리 외환관리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역외 외환거래 허용은 단기적으로 추진하기는 곤란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처럼 정부와 MSCI간 의견이 대립하면서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미 선진지수 편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용국 한국거래소 상무는 “MSCI 측 요구가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선진지수 편입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가 근시안적으로 외환시장을 틀어막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1992년이후 증시를 외국인에 개방한지 25년이 다돼감에도 지나치게 외환시장의 안정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MSCI선진지수 편입 뿐 아니라 국내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MSCI선진지수에 편입한 증시 중에 역외 외환시장이 개설되지 않은 곳은 없다”며 “지난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정부가 일종의 트라우마에 빠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통화가 국제화된 나라치고 금융위기에 빠지는 나라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MSCI선진지수 편입을 떠나서 국내 금융기관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원화의 국제화가 만드시 선행돼야 한다. 금융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7% 비중 수준으로 키우겠다는 금융당국의 목표는 왜 세웠는지 모르겠다”며 “외환을 쌓아서 환율을 관리하지 말고 원화를 국제화시키는 것이 더 환율의 안정성을 키우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역외 회환시장 개설이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오로지 MSCI선진지수 편입을 위해 역회 외환시장을 개설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MSCI선진지수에 편입된 국가들이 모두 역외 외환시장을 갖고 있다고는 하지만 대부분 유로존 국가들이어서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며 “MSCI선진지수 편입을 위해서가 아니라 외환시장이 선진화되는 과정에서 역외 외환시장은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나름 외환거래도 30분 연장하고 노력을 했는데 규모가 작아 MSCI 측에서 국내증시에 큰 관심이 없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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