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전방위 로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핵심 브로커 중 한 명인 이동찬 씨의 신병을 확보했다.
19일 검찰에 따르면 4월 말 정 대표의 로비 의혹 수사를 본격화하자 잠적한 이씨는 50일 가까이 만에 검거됐다.
이씨는 전날 오후 9시10분께 남양주 시내의 한 커피숍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이씨는 2층에서 뛰어내려 도주하다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이씨는 상습도박 혐의로 수사와 재판을 받던 정 대표가 검찰과 법원을 상대로 '구명 로비'를 해 달라며 전관 변호사에게 거액의 부당 수임료를 건넨 사건에 연루돼 있다.
정 대표가 사법당국 로비 목적으로 수임료를 건넨 대상은 검사장 출신의 홍만표(57·구속) 변호사와 부장판사 출신의 최유정(46·구속기소) 변호사 등 2명이다.
두 전관 변호사의 부당 수임 사건은 2명의 법조 브로커와 연결돼 있다. 홍 변호사에게는 사건 알선 역할을 한 고교 후배 이민희(56·구속기소)씨가 있고 최 변호사 측에서 활동한 브로커가 이동찬씨다.
이동찬씨는 최 변호사와 사실혼 관계라고 주장하는 인물이다. 정 대표의 전관 로비 의혹이 외부에 불거진 계기가 됐던 폭행 고소 사건의 배후에도 이씨가 있었다.
정 대표는 올해 4월 최 변호사와 구치소에서 접견하던 중 수임료 반환 문제로 다퉜다.
최 변호사는 당시 정 대표가 손목을 틀어잡아 부상을 입히고 욕설을 했다며 정 대표를 경찰에 고소했다. 최 변호사 대신 고소 사건을 경찰에 접수시킨 인물이 이씨로 알려졌다.
이씨가 관여한 최 변호사의 부당 수임 비리는 정 대표가 아닌 이숨투자자문 실질대표 송모(복역 중)씨의 형사사건과 관련이 있다.
최 변호사는 투자사기 혐의로 기소된 송씨에게 "집행유예 등 선처를 이끌어내려면 재판부와 교제해야 한다"며 50억원이라는 거액을 수임료 명목으로 챙긴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숨투자자문의 이사 직함을 달고 있던 이씨는 최 변호사의 수임 과정에서 송씨와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이숨투자자문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를 무마해 주겠다며 송씨로부터 금품을 챙긴 의혹도 받는다.
검찰은 체포한 이씨를 상대로 최 변호사의 부당 수임 사건 전반에 대해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최 변호사가 송씨로부터 받은 부당수임료 50억 중 대여금고에서 발견된 13억 외에 남은 금액을 챙겨 간 것은 아닌지 추궁할 것으로 전해졌다.
최 변호사 등과 함께 법원과 금융당국 등을 상대로 또 다른 로비를 벌인 것은 아닌지 송씨 외에 다른 사건 당사자들로부터 부당 수임료를 챙겼는지 등도 조사 대상이다.
검찰은 20일께 이씨에 대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미디어펜=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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