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폭스뉴스 진행자와 가시돋힌 설전을 벌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방영된 폭스뉴스 유명 진행자 빌 오라일이와의 인터뷰에서 "방송국이 의혹을 부추기고 있다"며 날선 논쟁을 벌였다.

설전은 오라일리의 까칠한 질문으로 촉발됐다. 오라일리는 보수단체인 '티파티'에 대한 국세청의 표적 세무조사 의혹을 꺼내들며 "국세청에 광범위한 부패가 만연했기 때문 아니냐"고 자극했다.

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한편으로 당신과 당신이 속한 방송국에서 그런 일들을 부추기기 때문에 (논란이) 계속 불거진다"고 맞받았다.

표적 세무조사 논란은 여러번의 의회조사를 거쳐 해소됐다는 것이다. 오라일리는 이어 대선이 있던 2012년 9월에 발생한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국 영사관 피습사건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심경을 건드렸다.

당시 무장세력의 공격으로 리비아 주재 대사 등 미국인 4명이 숨졌는데 "대통령의 재선운동을 담당했던 측근들이 사건의 파장을 축소하려 했다는 의견이 많다"고 공격한 것이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당신 같은 이들이 그렇게 말하기 때문"이라고 공박했다. 건강보험 개혁안(오바카케어)도 설전 도마에 올랐다. 오라일리는 건강보험 가입 웹사이트에 접속 장애 등의 문제가 생겼는데도 캐슬리 시벨리어스 보건장관을 해임하지 않는 이유를 물었고,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초기의 문제라며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이 제도가 미국인들을 위해 잘 시행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폭스뉴스는 미국에서 대표적인 보수 성향의 케이블TV다. [댈러스=김태윤 미주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