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사패산에서 50대 여성 등산객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정모(45·일용직 근로자)씨가 검찰에 넘겨졌다.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의정부경찰서는 이날 오전 사건 수사를 마무리하고 정씨에게 강도살인 혐의 외에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를 추가해 의정부지검으로 송치했다.

정씨는 지난 7일 오후 3시께 의정부시 사패산 호암사 100여m 부근 바위에서 금품을 빼앗고 성폭행할 목적으로 정모(55·여)씨에게 접근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피해여성의 뒤로 다가가 목을 조르고 머리를 때려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는 여성의 상·하의를 벗기는 등 성폭행을 하려고 했다가 피해자가 의식을 잃고 미동이 없자 지갑만 챙겨 달아났다.

그는 지갑에 있던 현금 1만5000원만 챙기고 신용카드와 지갑은 하산하면서 등산로 미끄럼방지용 멍석 아래 숨긴 채 도주했다.

정씨의 범행은 숨진 피해여성의 시신이 다음날인 8일 오전 7시 10분께 등산객에 의해 발견되면서 드러났다.

경찰은 피해자가 목이 졸려 숨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1차 검시 결과가 나오자마자 수사 전담팀을 꾸려 검거에 나섰다.

그러나 폐쇄회로(CC)TV가 많지 않고 등산로가 여러 군데라 뾰족한 단서를 잡지 못한 채 자칫 장기화할 뻔한 경찰 수사는 정씨가 자수하면서 일단락됐다.

정씨는 지난 10일 오후 10시 55분께 경찰에 전화를 걸어 자수 의사를 밝혔으며, 강원도 원주시내에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당초 성폭행 시도사실을 감추려고 "쫓아오지 못하게 하려고 옷을 벗긴 것"이라고 진술했던 정씨는 경찰의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거짓 반응이 나오자 뒤늦게 범행을 모두 자백했다.

정씨는 범행 두달 전 공사현장 일용직으로 일하며 벌어둔 180만원을 24시간 만화방에서 지내면서 다 써버린 뒤 술을 사 들고 산에 올라 범행을 저질렀다.

프로파일러 면담 결과 정신과적 이상 소견은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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