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게임하는 것처럼 재밌더라고요. 아이템 머니 같은 건데 실제 돈으로 쓸 수 있으니까 신기하기도 하고요. 포인트가 숫자로만 보이는 게 돈으로 바뀌어서 출금까지 할 수 있으니 훨씬 실속 있지 않나요?"
충북 제천에 거주하는 K씨(31)는 요즘 특별한 취미를 붙였다. KEB하나은행이 제공하는 하나머니 포인트를 현금으로 돌려받는 '포인트 재테크'를 시작한 것. 신세계백화점에서 쌓은 신세계 페이(SSG PAY) 포인트를 '하나머니'로 바꾸면 현금인출기에서 직접 뽑을 수 있는 '진짜 돈'이 된다. K씨와 같은 충성고객들에 힘입어 작년 10월 출시된 '하나멤버스'는 런칭 8개월째를 맞은 이번 달 가입자 330만 명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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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시중은행들이 자사 금융거래 실적을 '현금'으로 전환해 주는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KEB하나은행의 하나머니를 비롯해 우리은행의 위비 꿀머니, 신한은행의 마이신한포인트, SC은행의 360리워드포인트 등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주요 시중은행들이 자사 금융거래 실적을 '현금'으로 전환해 주는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KEB하나은행의 하나머니를 비롯해 우리은행의 위비 꿀머니, 신한은행의 마이신한포인트, SC은행의 360리워드포인트 등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저금리와 경기 침체로 신음하고 있는 금융소비자들을 위한 '꿀팁'으로 각광 받고 있다는 평가다.
하나금융그룹이 내놓은 하나머니는 이미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획득했다. KEB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하나생명, 하나캐피탈, 하나저축은행 등 하나금융그룹 내 6개 계열사에서 금융거래를 한 실적이 고스란히 하나머니로 적립된다.
이렇게 쌓인 하나머니는 1하나머니당 1원으로 인정돼 KEB하나은행 현금인출기(ATM)에서 현금으로 뽑거나 본인 계좌로 송금이 가능하다. KEB하나은행과 제휴한 온라인쇼핑몰이나 GS25 등 편의점에서도 현금처럼 쓸 수 있다.
6개 계열사만이 아니라 OK캐시백, CJ ONE, 신세계(SSG) 페이 등 하나금융과 제휴한 업체들에서 쌓은 포인트도 하나머니로 바꿀 수 있다. 생활 속에서 게임을 하듯 포인트를 쌓고 현금까지 돌려받으니 저금리 시대의 금융소비자들에게는 반가운 상품일 수밖에 없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워낙 반응이 좋아 제휴업체 숫자를 계속 늘려갈 방침"이라면서 "하나멤버십 이용자가 금융상품에 가입할 경우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있어 금융상품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하나머니 사용자가 '통합 하나멤버스 주거래 우대적금'에 가입할 경우 최대 0.8%p까지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에 가입하는 경우 0.3%p의 우대금리를 추가해 금리가 최대 3%까지 올라간다.
KEB하나은행이 던진 승부수에 우리은행도 '위비 꿀머니' 출시로 대응을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내달 초 기존 '우리멤버스'를 새로운 체제로 개편한다. 1꿀머니를 현금 1원처럼 쓸 수 있도록 설계했으며, 1만 꿀머니 이상 적립했을 경우 현금 출금도 가능하다. 출시 초기엔 OK캐시백 포인트와 전환이 가능하며 향후 3단계에 걸쳐 포인트 사용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메신저 '위비톡'을 출시해 6개월 만에 140만 명의 가입자를 모은 바 있다. 여세를 몰아 개편된 우리멤버스 회원 목표는 연내 400만 명으로 잡았다. KEB하나은행과의 경쟁 구도로 금융 소비자들의 편익은 제고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의 경우 업계 1위인 신한카드를 중심으로 '마이신한포인트'를 운영 중이다. 오는 30일 그룹사 통합 멤버스 서비스를 출시해 '포인트 전쟁'에 참전한다. 이번에 출시되는 통합 멤버십 서비스는 신한은행에서의 적금 가입이나 신한생명에서의 보험료 결제 등을 통합 포인트로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주거래적금이나 주택청약에 가입할 때에도 마이신한포인트를 쓸 수 있다.
신한카드 모바일 플랫폼인 '판(FAN)'과 제휴한 홈플러스‧동부화재‧GS리테일 등 18개 업체에서도 통합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제휴사들을 계속 넓혀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SC제일은행은 삼성카드와 제휴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세웠다. 삼성카드 포인트를 SC제일은행의 '360도 리워드 포인트'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한 것. 삼성카드 포인트로 SC제일은행이 판매하는 적금 상품에 가입하거나 신세계 백화점 상품권을 살 수 있다. 반대로 '360도 리워드 포인트'를 이용해 삼성카드 결제대금과 연회비를 납부할 수도 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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