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역량·비전·브렉시트 등의 영향
[미디어펜=신진주 기자]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형 신동주 전 부회장을 상대로 세번째 승리를 거뒀다.

신동빈 회장의 승리요인은 그의 경영실적과 비전으로 꼽히고 있다.

   
▲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형 신동주 전 부회장을 상대로 세번째 승리를 거뒀다./미디어펜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도쿄 신주쿠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 나란히 참석해 경영권을 놓고 세번째 표 대결이 펼쳐졌다.

주주 투표 안건은 지난달 형 신동주 전 부회장이 제안한 신동빈 홀딩스 대표와 쓰쿠다 다카유키 홀딩스 사장의 해임안이다. 

주주총회 결과, 신동빈 회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지키는 데 성공했다.

신동빈 회장은 주총에 지난 1년간 일본 롯데의 실적을 소개하며 자신의 경영 역량과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과 일본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2015년도 롯데홀딩스 일본 사업 매출은 2014년과 비슷한 약 3천600억엔 수준이었지만, 영업이익은 240억엔으로 8%이상 늘었다. 최근 10년래 최대 이익이라는 게 롯데의 설명이다.

아울러 신동빈 회장 지휘 아래 롯데홀딩스는 2011~2015년도 약 500억엔 수준이던 설비 투자액을 2016~2020년 850억엔으로 증액할 계획이다.

한국에서 보여준 신동빈 회장의 경영 역량도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들에게는 인상적일 수 있다. 
    
검찰 수사 이후 일각에서 특혜 시비의 대상으로 거론되고는 있지만, 신동빈 회장이 그룹 정책본부장으로 취임한 2004년 이후 롯데그룹이 지난해까지 성사시킨 인수·합병(M&A)은 36건, 14조원 규모에 이른다.

현재 일본 롯데 계열사들의 매출(4조~5조원)은 한국 롯데(약 80조원)의 20분의 1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크게 위축된 상태다.

이는 지난해 초까지 신격호 총괄회장을 대신해 일본 롯데를 이끌어온 신동주 전 홀딩스 부회장이 주요 주주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지난해 7월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직까지 장악한 신동빈 회장은 한·일 롯데 공조를 통한 '동반 성장'과 일본 롯데에 대한 투자 확대 등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전날 24일 국민투표를 통해 확정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Brexit)'에 따른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도 주주들의 표심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롯데 관계자는 "홀딩스 주주들은 신 회장이 한국 롯데에서처럼 일본 롯데에서도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성장을 이끌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더구나 브렉시트로 세계 경제, 특히 일본 경제가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주주들로서는 역량이 입증된 경영자를 선택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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