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26일 오전 9시 46분께 한 여성이 다급한 목소리로 112에 전화를 걸어왔다.

이 여성은 전북 군산시 미장동의 한 아파트에서 남편을 비롯한 남녀가 집단으로 필로폰을 흡입 중이라고 제보했다.

군산경찰 강력팀과 과학수사반은 즉각 현장에 출동했고 에어 매트를 깔아 투신 등 혹시 모를 불상사에 대비했다. 타격대까지 동원됐다.

119에는 아파트 문을 강제로 열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 20분께 아파트 출입문 주변에 잠복, 내부에서 사람이 나오는 순간 현장을 급습했다.

현장에서는 남자 13명이 마약 흡입 대신에 판돈 720만원대의 카드 도박을 하고 있었다.

필로폰 등 마약은 발견되지 않았다.

조사 결과 이들은 현금 계수기까지 놓고 이른바 '훌라' 도박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김모(37)씨 등 도박 혐의자 13명을 붙잡아 조사하는 한편 이들의 차량을 정밀수색하고 전과조회를 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제보자가 남편이 낀 도박판에 경찰을 출동시키려고 마약 관련 신고를 한 것 같다"라며 "혹시 모르니 도박 혐의자들을 상대로 마약 간이시약 검사를 하고 모발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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