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음식점 종업원에게 막말하는 손님 등 이른바 '갑(甲)질' 가해자 2명 중 1명은 피해자 못지않게 정신건강에 타격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과 국립정신건강센터는 이달 3~13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48명을 대상으로 '한국사회 건강이슈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8일 발표했다.

설문조사 분석결과 응답자의 25%가 갑질을 한 경험이 있었다. 이들의 45.8%는 갑질 이후 짜증이 나고 예민해졌다고 응답했다.

갑질 이후 화가 나는 경우도 32.1%에 이르렀고 '집중의 어려움' 23.3%, '분노와 억울함' 19.1% 등 정신건강에 해로운 심리적 불편 증상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통쾌함과 해방감을 느꼈다는 답변은 12.2%, '자신감과 자아존중감' 10.7%, '즐겁고 들뜬 기분' 5.3% 등 긍정적 심리상태를 경험한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피해자의 경우 전체 응답자 중 66.2%가 갑질을 당해본 경험이 있었으며 이들의 81.7%가 '분노와 억울함'을 느꼈다고 응답했다.

갑질로 인해 화가 난 경우는 67.3%, 짜증이 나고 예민해진 감점은 65.1%의 비중이었다.

특히 피해자 10명 중 6명(57.3%)은 갑질을 당해도 참고 넘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건강 전문가의 도움을 청하는 경우는 1.6%에 불과했다.

이 밖에 '누군가와 이야기를 한다' 43.1%, '그 일을 무시해 버린다' 38.4%, '그 일을 잊기 위해 다른 일과 활동을 한다' 35.4% 등으로 대부분 소극적인 대처방법을 선택했다.

'갑질'은 주로 상사와 부하관계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으며 업무관계가 가장 관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해자의 46.7%가 '상사-부하관계'에서 갑질을 했다고 답변했고 '고객-직원관계' 33.2%, '연장자-연하자 관계'28.6%로 뒤를 따랐다.

피해자 역시 '상사-부하관계'에서 갑질을 당한 경우가 59.5%로 가장 많았고 '고객-직원 관계' 34.9%, '고용기관-비정규직·계약직 관계' 31.1% 순서였다.

갑질이 발생한 상황은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업무 관련 갑질'이 각각 48.9%, 55.5%로 가장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