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년 만의 확장 개통, 상생 가능성 주목
[미디어펜=고이란 기자] 파나마 운하가 102년 만에 확장 개통하면서 국내 해운업계와 조선업계 간 상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 파나마 운하가 102년 만에 확장 개통하면서 국내 해운업계와 조선업계 간 상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8일 업계에 따르면 대서양과 태평양의 관문인 파나마 운하는 지난 26일(현지시간) 9년간의 공사를 마치고 확장 개통했다. 2개의 갑문으로 이뤄진 기존 운하 옆에 들어선 제 3갑문은 지난 2007년 9월 첫 삽을 떴다.

1914년 탄생한 파나마 운하는 102년 만에 규모가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세계 해운물류 시장의 큰 변화가 예고되는 부분이다. 특히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국내 조선과 해운업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먼저 파나마 운하 확장으로 통행 가능한 선박의 크기가 증가했다. 기존 파나마 운하의 최대 통과 가능한 선박 사이즈는 폭 32m, 길이 295m. 운하 확장 후 폭 49m, 길이 366m까지 통과 할 수 있다. 컨테이너선 기준으로는 최대 1만4000TEU까지 지나갈 수 있다.

컨테이너선 위주의 운항에서 대형 벌크선, 자동차운반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의 운항도 가능해졌다.

선박 대형화가 가속화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형 선박 건조에 강점이 있는 국내 조선업계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발주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선사들 입장에서는 작은 선박으로 여러 번 운반하는 것보다 큰 선박으로 한 번에 운반할 수 있으니 통관료 등 비용절감이 기대된다.

   
▲ 파나마운하 확장으로 선박 대형화가 가속화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연한뉴스

물동량은 한정적인데 선박만 대형화돼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 또한 높다. 경쟁이 심화되면 운임하락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김우호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해운해사연구본부장은 지난 23일 ‘파나마 운하 확장 개통의 영향 및 대응’ 세미나에서 “선박 대형화와 공급과잉에 따른 운임 하락으로 해운회사들의 수입이 감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아시아-미동안 주력 선대인 1만∼1300만TEU급 대형선박을 확보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대형선박 확보가 곧 경쟁력이 되는 것이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도 선제적으로 1만TEU급 이상의 선박을 투입하고 있지만 양사의 대형선박(8000TEU급 이상) 보유 비중은 한진해운 32%, 현대상선은 38%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지금 당장 선사들이 대형선박을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은 없다”며 “부채비율을 400% 미만으로 낮추는 조건을 충족했을 때 정부에서 시행하는 선박펀드 프로젝트를 통해 대형선박을 확보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국내 조선소를 통해 발주될 것이라 판단되며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해운과 조선을 어우르는 상생 방안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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