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정부가 일부 법정 공휴일을 특정 요일로 지정해 쉬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이는 '해피먼데이(Happy Monday)'로 불리는 제도로 공휴일과 일요일이 겹치는 것을 막기 위해 일부 공휴일을 월요일로 옮기는 제도를 말한다.
정부는 28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업무 효율성 제고, 국민휴식권 보장, 내수활성화를 위해 공휴일제도 전반을 검토해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공휴일은 '○월 ○번째 ○요일' 등 요일을 중심으로 하지 않고 특정 날짜 중심으로 지정·운영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매년 주말과 겹치는지에 따라 쉬는 날 수도 달라져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고 국민휴식권이 침해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2014년 대체 휴일제가 시행되면서 국민휴식권 보장 문제는 어느 정도 보완이 됐지만, 여전히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요일 지정제로 전환해 토∼월, 금∼일 등 연휴가 늘면 여행과 소비 등이 늘어 내수와 서비스업 경기 활성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올해 5월 5일 어린이날과 주말인 7∼8일 사이에 있는 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백화점 매출액은 16.0%, 고궁 입장객 수는 70.0% 증가하는 등 톡톡한 내수진작 효과를 봤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어린이날 연휴 효과로 소비지출이 약 2조원 증가하고 이로 인해 생산이 약 3조9000억원 유발되는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광복절 연휴(14∼16일) 때도 백화점 매출액이 1주 전 같은 기간(금∼일)과 비교해 6.8% 늘고 면세점 매출액도 16.5% 증가하는 등 유통업계의 매출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기업 입장에서도 공휴일 요일지정제가 예측 가능성과 업무 집중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일부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연차 휴가를 모아 쓰는 장기 휴가를 권장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미국은 독립기념일, 크리스마스 등 일부 공휴일을 제외하고 노동절(9월 첫째 월요일), 추수감사절(11월 넷째 목요일) 등을 요일제로 운영하고 있다.
일본은 2000년 이후 성인의 날 등 4개 공휴일을 월요일로 지정해 내수 진작 효과를 보기도 했다.
하지만 공휴일을 특정 요일로 지정할 경우 기념일로서의 의미가 반감될 수 있다는 점은 걸림돌로 남는다.
특히 우리나라는 광복절, 3·1절 등 특정 날짜에 의미가 담긴 공휴일이 많은 데다 특정 날짜 중심으로 공휴일을 오랜 기간 지정해온 탓에 국민 정서상 날짜가 바뀐 기념일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정부는 2011년에도 일부 법정 공휴일을 특정 요일로 지정해 쉬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기념일 제정의 본래 취지가 손상될 우려가 있는 점 등을 이유로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이호승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내부토론을 많이 했는데 결론을 내리기에는 고민되는 부분이 많았다"라며 "연구용역, 공청회 등을 통해 예측 가능한 연휴를 만들기 위한 논의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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