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리브' 출시‧우리은행 해외진출 "자존심 건 경쟁"
[미디어펜=이원우 기자]금융권에 '손바닥 전쟁'이 점입가경이다. 우리은행, 국민은행 등 주요 은행들이 모바일 플랫폼을 내놓으면서 고객 끌어 들이기에 나서고 있는 것. 이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등 시장의 지각변동에 대비하면서 수익성을 지키려는 은행들의 노력으로 분석된다. '생활'과 '금융'을 밀착시키려는 은행들의 고민이 소비자들에게는 편익으로 연결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 28일 최고의 '대세' 걸그룹 아이오아이의 멤버 세 명이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 등장했다. 이들은 국민은행이 새롭게 출시한 모바일 생활금융플랫폼 '리브(Liiv)' 출범을 기념하기 위해 윤종규 은행장과 기념촬영을 했다. 

국민은행 담당자는 "리브(Liiv)가 명실상부한 '생활금융 허브'로 자리매김하게 만들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KB금융은 최근 걸그룹 아이오아이를 광고모델로 기용하는 파격을 보여주며 남다른 각오를 보여주기도 했다.

   
▲ 국민은행이 모바일 생활금융플랫폼 '리브'를 출시했다. 왼쪽부터 세번째 국민은행 윤종규 은행장, 왼쪽 첫번째 아이오아이 김도연, 왼쪽부터 두번째 최유정, 왼쪽부터 네번째 김청하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민은행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들은 모바일 플랫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작년 5월 가장 먼저 총성을 울린 곳은 우리은행이었다. '위비뱅크'를 출시한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최초로 중금리대출상품을 내놓은 뒤 메신저 서비스 '위비톡'까지 개발해 업계 화제가 됐다. 

이후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기업은행은 각각 써니뱅크, 원큐(1Q)뱅크, 아이원(i-ONE)뱅크 등을 내놓으며 추격에 나섰다. 여기에 리테일 시장 최강자로 손꼽히는 국민은행이 막차를 탄 것. '리브'는 현재 안드로이드용 어플리케이션을 서비스 중이며 아이폰 앱은 내달 초 출시된다.

경쟁자들이 내놓은 서비스의 장단점을 살필 여유가 있었던 국민은행은 '생활'에 맞춰 서비스를 개발했다. 새롭게 출시한 서비스의 이름이 '살다'는 의미의 영단어 live와 같은 발음의 'Liiv'로 결정한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Liiv는 라이프 스타일링(Life-styling), 통합(Integrated), 재미(Interesting), 가치(Valuable)의 약자다. 

단순히 은행 업무를 모바일로 처리하는 수준이 아니라 모임 회비나 일정관리, 경조사 비용, 더치페이 관리 등 생활금융에 파고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은행권 이용자들의 최대 불만 중 하나인 공인인증서 문제도 본인 휴대폰으로 1번만 인증을 받으면 추가인증 없이 환전 등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은행의 Liiv 출시는 인터넷전문은행 시대를 대비하는 '큰 그림'의 성격도 갖고 있다. KB금융은 현재 카카오가 준비하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지분 10%를 보유 중이기 때문이다. 이승균 국민은행 스마트금융부 팀장은 "리브를 통해 충성도 높은 장기 고객을 끌어들이는 게 목표"라면서 "모바일은행 이상의 생활금융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위비뱅크로 1년 만에 75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끌어 모은 우리은행은 해외시장 개척에도 욕심을 내고 있다. 베트남 캄보디아 등 해외와 국내 가입자를 아우르는 종합 위비뱅크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것. 여기에 농협은행이 오는 8월 모바일금융플랫폼을 내놓으며 '막차'를 탈 예정이고 전라도 지역 기반으로 움직이는 JB금융 또한 모바일은행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은행들의 잇따른 모바일전쟁 '참전'은 은행들의 미래 수익원인 젊은 세대들이 각자의 생활과 금융을 융합하는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메신저 서비스 위비톡을 내놓은 건 고객의 '생활'로 파고들고 싶은 은행의 욕망을 잘 보여준 부분"이라면서 "세계적으로 라인(LINE) 사용자가 아무리 많아도 한국에선 카카오톡이 '갑'인 것처럼, 일단 사람이 많이 모이게만 하면 수익성 추구가 한결 쉬워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반드시 자사 고객이 아니더라도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드나들게 만드는 모바일 서비스 개발에 은행들이 당분간 자존심을 걸고 경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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