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뇌혈관이 좁아지는 희귀질환 '모야모야병'을 앓던 여대생에게 강도 행각을 벌인 피의자가 모 방송사 공채 개그맨 출신인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모야모야병을 앓는 여대생 강도치상 혐의로 지난달 22일 의정부지검에 구속기소된 A(30)씨는 2009년 연극배우로 활동하다 2011년 모 방송사 개그맨 공채시험에 합격, 개그 프로그램에 출연해왔다.

현재는 활동이 없고 수년 전 대출 사기를 당한 A씨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어 헤어진 여자친구와 지인에게 돈을 빌려 근근이 생활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달 5일 오후 11시 52분께 경기도 의정부시내 골목에서 여대생 김모(19)양을 흉기로 위협해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뇌혈관이 좁아져 뇌경색이나 뇌출혈을 일으키는 희귀·난치성 질환인 '모야모야병'을 앓는 김양은 A씨가 갑자기 뒤에서 흉기로 위협하자 깜짝 놀라 이를 뿌리친 뒤 힘껏 도망쳤다.

집에 도착한 김양은 부모에게 강도 사실을 알린 뒤 갑자기 쓰러졌다.

김양은 이후 뇌에 물이 차 지난달 29일까지 세 번의 수술을 받았으나 여전히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김양의 가족은 수천만원에 달하는 병원비로 고통받고 있다.

A씨는 범행 이틀 만인 지난달 7일 긴급체포됐다.

경찰은 범행 장면이 담긴 CC(폐쇄회로)TV와 현장에 있던 담배꽁초 등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A씨를 구속하고 추가 조사를 벌인 뒤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A씨는 현재도 "당시 술에 만취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하고 있으며 경제적으로 어려워 피해자와 합의도 시도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부지검은 오는 6일 범죄피해자구조심의회를 열어 김양의 사례를 심의, 정부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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