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철 "정부 에너지 절약 방침"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지하철에서 가장 많이 접수되는 민원은 무엇일까. 바로 '덥다'는 것이다. 

여름이 본격적으로 찾아오면서 지하철 이용객의 냉방 민원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객실 온도 관리 기준을 하향 조정할 수 없어 시민 불편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 지하철 5∼8호선에서 가장 많이 제기되는 민원은 '더워서 불만'이다. 5∼8호선 객차 내 온도가 1∼4호선보다 2도 이상 높게 관리되고 있다.

6일 최판술 서울시의원이 지하철 양 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고객 불만 민원 현황'에 따르면 올해 1∼4월 총 3만6403건의 민원이 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에 접수됐다.

5∼8호선 민원 1위는 '전동차 냉난방'으로 전체 60%(2만1889건)다. 냉난방 민원 중 '덥다'는 불만이 70%(1만5395건)로 '춥다'(6492건)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취객 소란·구걸·잡상인 등 무질서 관련 민원 20%(7284건), 열차 지연·출입문 등 기타 민원 11%(4029건), 토사물·냄새 등 청결 관련 민원 8%(2878건), 안내방송 관련 민원 1%(323건) 등 순이다.

하위 항목인 '덥다'는 민원이 전체 민원의 42%를 차지했다.

서울메트로가 관리하는 1∼4호선의 경우 역시 '전동차 냉난방' 민원 비중이 가장 높았다. 전체 민원의 47%(2만5876건)에 이른다.

이 중 '덥다'는 민원이 73%, '춥다'(22%)를 크게 웃돌았다. 1∼4호선에서 덥다는 민원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였다.

서울메트로의 1∼4호선 객실 내 온도 관리 규정은 6∼9월까지 객실을 24∼26도로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28도 이상일 때는 무조건 냉방기를 가동한다.

반면 서울도시철도공사는 5∼8호선 객실 온도를 26∼28도에 맞추고 있다. 5∼8호선 열차가 1∼4호선 열차보다 2도 더 높게 관리된다.

5∼8호선에는 추위를 많이 느끼는 승객을 위한 '약냉방 객실'도 있다. 이 칸 내부온도는 보통칸보다 1도 높은 27∼29도로 관리된다.

노약자 등 승객을 배려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출근·등교 등으로 사람이 붐비는 시간에는 객실이 덥다고 느낄 가능성이 크다.

공사는 "정부·서울시의 에너지 절약 지침에 동참하려 이 같은 온도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서울시는 사무실 온도가 28도 이상일 때 냉방을 하도록 하고 있다.

그렇지만 최 의원은 "기온이 상승하면서 지하철 이용객의 냉방 민원이 증가하고 있다"며 "시민 불편 최소화를 위해 좀 더 탄력적인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