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최근 러시아에서 불법 무장단체 가입죄 등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테러단체 'JO(Jannat Oshiklari·천국을 지향하는 사람들)' 조직원이 과거 한국에 머문 사실이 드러났다.
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 평택에서 9개월간 머물다 시리아로 건너가 무장단체 'JO'에 가입해 활동한 30대 조직원이 비자없이 입국해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생활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최근 러시아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JO 조직원 누리드디노프 아크말(30·Nuriddinov Akmal·러시아 국적)이 2014년 6월 말 무비자로 입국해 합법적인 체류기간이 끝난 이후에도 7개월간 불체자 신분으로 있다가 지난해 3월 말 출국했다.
경찰 관계자는 "러시아 국적이면 무비자로 입국해 60일간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는데 누리드디노프는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7개월간 국내에 더 머물다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누리드디노프가 평택 A인력회사를 통해 공장과 건설현장 등에서 단기간씩 일용직으로 근무한 것으로 확인돼 주변인을 수소문하고 있다"며 "하지만 그를 기억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 행적조사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누리드디노프는 2014년 6월 비자 없이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경기 평택으로 간 그는 한 인력회사를 통해 공장과 건설현장 등을 소개받아 일용직 근로자로 9개월여간 지냈다.
지난해 초 누리드디노프는 우연히 인터넷을 통해 키르기스스탄 동향인인 JO 조직원을 알게 됐고, 이 조직원을 통해 시리아 내전에 참여할 것을 권유받아 같은해 3월 인천공항에서 터키 이스탄불행 비행기에 올랐다.
터키에서 시리아 북서부 도시 알레포로 간 누리드디노프는 JO에 가입해 2달여간 군사훈련과 종교 교육을 받았고 같은해 5월 알레포에서 100㎞ 떨어진 이들리브 전선에서 '레라몬' 이라 불리는 점령지 방어작전에도 참여하게 된다.
무장단체 생활 한 달만에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그는 같은해 6월 시리아를 탈출하기로 하고 조직을 빠져나와 러시아로 돌아왔다.
같은해 9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노동일을 하며 숨어지내던 누리드디노프를 검거한 러시아 정보당국인 연방보안국(FSB)는 수사기록에서 그가 "적당한 변명을 대고 시리아를 탈출해 러시아로 돌아왔다"고 기술했다.
올해 5월 러시아 첼랴빈스크주(州) 마그니토고르스크 법원은 누리드디노프에게 불법무장단체 가입죄와 무기 불법 확보 및 보유죄 등을 유죄로 판단, 징역 3년 6월을 선고했다.
우리 경찰은 일단 그가 2014년 6월 한국에 들어올 당시엔 테러단체 조직원이 아니었으며, 테러단체에 본격적으로 몸담은 것도 터키로 출국한 이후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국내 불법체류자였던 그가 인터넷을 통해 테러단체와 교신하고, 결국 테러조직에 가입하게 됐다는 것은 상당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하지만 그가 가입한 JO는 전세계를 테러 대상으로 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와는 달리, 시리아 아사드 정권을 붕괴시키는 데 집중하는 입장이어서 국내 테러 위협과는 관련성이 없어 보인다는 게 중동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인 JO는 IS와는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자브하트 알 누스라(Jabhat al nusra) 계열로 추정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게다가 누리드디노프가 2개월여간 군사훈련을 받고 전장에 투입된 지 불과 1달만에 시리아를 탈출한 것으로 미뤄, 극단적인 테러리스트는 아닌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 테러 위협과의 연관성은 낮아 보이지만, 평택에서 생활하는 동안 어떤 사람들과 접촉했는지 등을 면밀히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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