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대전 '마대자루 살인' 사건 피의자가 시신을 이틀 동안 차량에 방치하고 태연히 자신의 볼일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대전 대덕경찰서에 따르면 채권자를 살해한 혐의(살인 등)로 구속된 A(38)씨가 피해자 B(40)씨를 만난 것은 3일 오후 11시께다.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한 이 날 밤 대전 서구 모처에 B씨의 차량을 세워두고, A씨가 기소된 사기 재판과 관련한 얘기를 나눴다.

A씨는 B씨의 돈을 빌려 쓰기 시작했는데, 1억5000만원에 달했다.

돈을 빌리는 과정에서 A씨는 B씨를 속여 돈을 받아낸 부분이 있어, 사기 혐의로 기소돼 곧 선고를 앞두고 있던 시점이었다.

A씨는 재판에서 유리한 판결을 받으려고 B씨에게 합의서를 받을 요량이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 A씨는 다음날 새벽 대전 서구 한 주차장에 주차한 B씨 차 안에서 미리 준비한 흉기로 B씨의 가슴과 복부를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

A씨는 피해자 차 안에 있던 마대자루에 시신을 담아 뒷좌석에 두고서 이 차량을 운전, 대전 유성구 한 도롯가로 이동해 주차해뒀다.

시신을 마대자루로 감싼 이유는 밖에서 시신을 볼 수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이어 그는 자신의 개인적인 용무 등을 봤다. 이틀 동안 평소처럼 자기 일을 하고서 6일 오전 7시께 다시 차량을 운전해 인근 대학교 주차장으로 옮겨뒀다.

경찰은 그가 이곳에 마지막으로 시신을 유기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사이 시신이 부패하지 않도록 나프탈렌과 얼음을 사서 차 안에 넣어두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당시 정신이 없었다며 먼저 대학교에 차량을 유기하고 마대자루에 담았는지, 시신을 자루에 담은 뒤 주차장으로 갔는지는 헷갈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B씨가 A씨를 만나러 간 뒤 휴대전화가 꺼져있고 귀가하지 않자, 경찰은 실종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6일 오후 실종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긴급체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