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땅 짚고 헤엄치는 회사, 장사 걱정 안 해도 되는 회사, 공공기관 등이 한국예탁결제원의 정체성이었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 예탁결제 회사들은 그렇게 살고 있지 않습니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바뀌어야 합니다. 시장 원리가 작동하는 기업이 돼야 합니다.”

   

유재훈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은 11일 여의도에서 열린 ‘2016 하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퇴임하기 전날까지 일한다는 각오로 사업의 글로벌화·다각화, 경영혁신 등을 끝까지 추진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유 사장은 이를 위해 먼저 전자증권제가 조기에 시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자증권제는 증권의 발행과 유통 등이 실물이 아닌 전자 등록을 통해 이뤄지는 시스템이다. 비용을 들여 발행한 종이 증권을 기반으로 유통이 이뤄지는 기존 증권예탁제도와 다른 개념으로, 적용 대상은 주식, 국채, 사채, 수익권 등이다.

그는 “선진국 등 다른 나라에 비해 도입이 늦어진 전자증권제의 조기 시행을 당국에 건의하겠다”며 “오는 2018년 9월 전자증권법 도입을 목표로 전자증권제도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자증권법은 이미 국회를 통과한 상태로, 예탁원은 법상 시행일(공포 후 4년 이내)을 앞당겨 조기 시행될 수 있도록 건의할 방침이다.

예탁원은 올해 11월 아·태중앙예탁결제회사협의회(ACG) 회장국에도 도전하고 블록체인 오픈소스 표준기술 연구단체인 하이퍼렛저에도 가입할 계획이다.

또 중국 선전과 홍콩 증시의 교차거래가 허용되는 선강퉁 시행에 대비해 거래주식의 예탁결제 서비스를 준비하는 등 중국 자본시장에 대한 투자지원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에 펀드예탁결제인프라를 수출하는 사업인 NFS(New Fund System) 프로젝트는 다음 달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 아울러 베트남과 태국 등 동아시아권에 대한 인프라 수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글로벌 사업 성과등을 토대로 올해 상반기 예탁결제원은 영업수익은 888억원으로 늘어났다. 다만 저금리 기조 영향으로 영업외 수익은 전년대비 감소해 276억원을 기록했다.

예탁결제원은 지난해 영업수익 1682억원, 영업외수익 570억원, 당기순이익628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유 사장은 올해 상반기 실적에 대해 언급하며 "하반기 적극적인 수익 창출과 비용 절감을 통해 지난해 수준의 영업이익을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국회통과를 적극 지원함으로 거래소와 지배관계도 차근차근 해소하겠다”며 “정부가 법안에 제출한 내용을 일단 따르되 법안이 통과되면 선진 예탁결제원의 지배구조를 따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사장은 남은 임기동안 예탁결제원의 효율성을 높이겠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이달 나오는 전문기관의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인사관리, 평가 및 연수 등 수용성 높은 성과연봉제 모델을 도출할 계획”이라며 “내년 성과주의제도 실시에 대비해 노사공동 태스크포스(TF)를 출범, 세부 협의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유 사장의 임기 만료일은 오는 11월 27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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