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효과' 감안…'지나치게 낙관적' 비판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한국은행이 현행 연 1.25%인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한편 올해 경제성장률을 2.7%로 내려잡았다. 시장 예측보다 성장률 하락폭이 낮은 이유는 추경 효과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가운데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 정교함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7인의 위원이 만장일치로 동결 의견을 내 시장 예측에서 벗어나지 않는 결과였다.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현행 연 1.25%인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한편 올해 경제성장률을 2.7%로 내려잡았다. /미디어펜


한편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결정보다 더 큰 관심을 받은 것은 경제성장률 수정전망치 발표였다. 한은 이주열 총재는 금통위 직후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2.7%로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금융연구원을 포함한 다수 경제기관들이 현재 2.3~2.5%의 전망치를 제시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기존 2.8%에서 불과 0.1%p밖에 떨어지지 않은 것은 생각보다 적은 낙폭이라는 평가다. 이는 한은이 시장 다수의 예상보다 경제상황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이에 대해서는 우선 추경 편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 총재는 간담회에서 "수출이 감소세를 지속했으나 소비 등 내수는 개선 움직임을 나타냈다"며 "앞으로 확장적 거시경제 정책 등에 힘입어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 추경 지출내역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되지 않고 편성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지나치게 수정이 잦은데다 정확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은은 작년 7월 2016년 경제성장률을 3.3%로 전망한 이래로 같은 해 10월 3.2%, 올해 1월 3.0%, 지난 4월 2.8%로 수정한 데 이어 이날 2.7%까지 전망치를 내려잡았다. 1년 사이에 4번, 분기마다 한 번 꼴로 전망치를 수정하고 있는 것이다.

한은 한 관계자는 "국내외 경제 여건의 변동성이 워낙 크고 국제유가 하락, 브렉시트 등 예상하지 못한 돌발변수가 많아 전망치를 계속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수정된 전망치가 거의 매번 시장 예측보다 높게 책정된다는 점이다. 다른 국책은행 한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의도적으로 실제 현실보다 높게 전망치를 잡는 것 같다"면서 "중앙은행마저 비관적인 전망을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깔려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짚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내놓는 전망치는 해당 시점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책정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은 작년 가을 국정감사에서 "한국은행은 경제전망에서는 조그마한 연구소보다 못한 경우가 많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일련의 비판을 의식한 듯 이주열 총재는 간담회 후 질의응답 시간에 "해외 여건이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악화되면서 (성장률) 하향조정이 불가피 했다"며 반복적으로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올 가을부터 시행될 예정인 이른바 '김영란법'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이 총재는 김영란법에 대해 "사회의 투명성을 높여 '부패없는 사회'를 지향하는 법이지만 내수 경제에는 일부 부정적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이번 경제전망에 김영란법 시행의 영향도 어느 정도 감안했다"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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