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배우 이진욱(35)이 경찰에 출석해 11시간이 넘는 밤샘 조사를 받았다.

밤새 이어진 조사에서 이씨는 당시 처음 만난 고소 여성과 합의아래 성관계를 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성폭행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에 추후 거짓말 탐지기 조사도 받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이씨는 18일 오전 5시 56분께 밤샘 조사를 마치고 서울 수서경찰서를 나섰다.

이씨는 전날 저녁 경찰서로 들어설 때보다는 다소 지친 표정이었으며, 이어진 취재진 질문을 뒤로 한 채 굳은 표정으로 차를 타고 청사를 빠져나갔다.

경찰은 이날 이씨를 상대로 성폭행 피소 사건과 상대여성을 무고 혐의로 맞고소한 사건도 조사했다. 이씨는 적극적인 태도로 조사에 임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당초 조사 시간은 3∼4시간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고소 여성 주장과 배치되는 부분을 중심으로 자세히 진술 받느라 조사가 길어졌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특히 이씨는 강간이라는 고소 여성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면서 당시 상황 내용을 세부적으로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조사 과정에서 이씨는 고소여성과 당시 나눴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캡처해 경찰에 제출했다. 이씨는 사건 당일 고소 여성을 처음 만났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이씨 동의를 받아 그의 구강상피세포를 채취했으며, 고소여성이 제출한 속옷에서 DNA가 나올 경우 이를 이씨 것과 대조할 예정이다.

이씨는 전날 오후 6시 55분께 서울 수서경찰서에 출석하면서 "내 얼굴이 알려졌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방이 무고하는 것을 정말 쉽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 무고는 정말 큰 죄"라며 "조사를 열심히 받고 나오겠다"고 취재진에 말했다.

흰색 승합차에서 내린 이씨는 정장 차림이었다. 다소 굳은 표정으로 짧게 입장을 밝힌 후 고소 여성과의 관계 등 이어진 질문에는 더 이상 대답하지 않은 채 청사 안으로 바로 들어갔다.

이씨의 변호인은 이씨가 조사를 모두 마친 후 "충분히 사실대로 이야기했고, 경찰이 진실을 밝혀줄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30대 여성 A씨는 이달 12일 지인, 이씨와 저녁을 먹은 뒤 같은 날 밤 이씨가 자신의 집에 찾아와 성폭행했다고 주장하며 14일 오후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

A씨는 고소 당일 경찰병원 해바라기센터를 찾아 성폭행 검사를 받았고, 당시 착용한 속옷 등을 제출, 경찰은 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이씨는 즉각 성폭행 혐의를 부인하고, 16일 오후 A씨를 무고 혐의로 경찰에 맞고소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섰다. A씨는 이보다 앞선 15일 이미 고소인 조사를 마쳤다.

경찰은 양측 주장이 극명히 엇갈리는데다, 거짓말탐지기 조사도 할 예정이어서 두 사람을 상대로 추가 소환 조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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