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구는 '한산' 여론은 '덤덤'…금융권 ELS‧ELD 등 홍보 '열심'
[미디어펜=이원우 기자]지난 3월 출시된 ISA에 대한 계좌이동제가 지난 18일부터 허용됐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어디로 가야할지' 혼란스럽다. 이 가운데 금융회사들은 주가연계증권(ELS), 주가연계예금(ELD) 등 여러 상품들을 추천하며 일임형 ISA를 선택한 고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애쓰고 있다. 금융당국 또한 소비자 편의를 위해 제도를 개선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월 출시된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에 대한 계좌이동제가 지난 18일부터 실시됐다. 이제 기존 가입자는 세제 혜택을 유지하면서 타사의 ISA 상품으로 '환승'할 수 있다. ISA는 소득에 따라 3년 또는 5년간 계좌를 유지하면 순수익의 200만∼250만 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투자 상품이다. 

   
▲ 지난 3월 출시된 ISA에 대한 '계좌이동제'가 18일부터 허용된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어디로 가야할지' 혼란스럽다. 이 가운데 금융회사들은 주가연계증권(ELS), 주가연계예금(ELD) 등 지수연계 상품들을 추천하며 고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애쓰고 있다. /미디어펜


계좌이동을 원하는 투자자는 계좌를 옮길 금융회사 지점을 찾아가 신분증과 함께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수수료는 없고 가입 서류도 다시 낼 필요가 없다. 단 일부 금액 이동은 불가능해 한꺼번에 잔액 전부를 옮겨야 한다. 오는 9월부터는 온라인으로도 계좌이동을 할 수 있다.

계좌이동제 첫날을 맞은 지난 18일 각 금융회사들의 창구는 한산했다. 신한은행 한 영업점 관계자는 "ISA 계좌이동제에 대한 홍보가 아직 충분하지 않기 때문인지 ISA 관련 문의는 거의 없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점심시간이 막 지나고 인터뷰한 농협은행 한 관계자도 "오늘 처음 문의를 받았다"고 말할 정도였다. 기타 주요은행의 상황도 비슷했다.

홍보가 되지 않은 점을 제외하고도 계좌이동이 활발하지 않은 이유는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결정) 등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역대 최저 수준의 저금리까지 더해져 위험회피 성향을 지닌 투자자들은 섣불리 움직이기보다는 '관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ISA 계좌이동제 시행을 알리는 뉴스의 댓글창에는 ISA에 대한 보다 냉소적인 의견들이 그대로 드러나 있기도 하다. 대형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관련 뉴스 댓글란에는 "돈 없는 서민들은 아무상관 없는 계좌" "그다지 매력 있는 상품이 아닌 것 같다" "언론만 관심 있는 것 같다"는 등의 댓글이 달려 있어 ISA 흥행 상황에 '적신호'가 켜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금융회사와 당국은 ISA의 장점과 효용을 알리고 소비자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투자자가 직접 상품을 선택하는 신탁형 ISA 운용에 도움을 주기 위한 상품 설명에 매진하고 있다.

신탁형 ISA의 경우 일임형에 비해 수수료가 낮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투자자가 자유롭게 투자상품을 골라담을 수 있다는 점도 메리트다. 재테크를 처음으로 시작하는 사회 초년생들이 관심을 가져볼 만한 상품이다.

각 증권사와 은행에 신탁형 ISA에 담을 만한 상품을 문의해 본 결과 다수의 창구 직원들이 우선 지수연계증권(ELS)과 지수연계예금(ELD) 등을 거론했다. 

EL(Equity Linked)이라는 두 글자가 말해주듯 두 상품은 모두 '지수연동' 상품이다. 최근 브렉시트 파동 이후 주가가 충격을 받았지만 이내 회복세가 나타나면서 자연스럽게 ELS와 ELD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것.

ELS(Equity Linked Security)는 개별 주식 가격이나 주가지수에 연계되는 상품이다. 마지막 글자가 S인 만큼 본질은 '증권'이다. 자산 대부분을 우량채권에 투자해 원금을 지키면서 일부는 다소 리스크가 큰 주가지수옵션 등에 투자한다. 어느 정도 위험성이 있는 만큼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마지막 글자가 D(Deposit)인 ELD의 본질은 '예금'이다. 투자금액 대부분을 금리가 고정된 정기예금에 투자하고 일부 금액만 주가지수와 연동된 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추구한다. 본질이 예금이기 때문에 원금은 보장되지만 중도해지 시에는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단, 예금자보호법에 의거해 최고 5000만원까지는 원금과 이자를 보장 받을 수 있다. ELS에 비해 리스크가 작은 상품이다.

보다 적극적인 투자 의사가 있는 신탁형 ISA 가입자라면 국내‧국외 채권형 펀드를 포트폴리오에 담아보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은행 금리나 일임형 ISA보다는 조금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면서 안정성도 도모할 수 있다. 단 금리가 인상될 경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지해야 한다. 

그 외 주식형 펀드의 경우는 ISA 계좌 안에 담아도 추가적인 혜택이 없으므로 전문가들은 환매조건부채권(RP)이나 파생결합증권(DLS), 기타파생결합사채(DLB) 등에 관심을 가져볼 것을 조언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신탁형 ISA 가입자들은 일임형 가입자에 비해 투자 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신중한 선택을 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오는 7월 은행권의 ISA 수익률이 공개되고 9월 온라인 계좌이동제가 실시되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머니무브'가 시작되지 않을까 예측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9월부터 절세금융상품의 종류와 유의사항을 '금융상품 한눈에' 홈페이지 등에 게시한다고 이날 밝혔다. ISA를 포함해 주택청약저축, 비과세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 비과세종합저축, 연금저축, 저축성보험, IRP, 상호금융 출자금 등의 특성과 장단점을 보다 면밀히 파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금감원 이준호 금융혁신국장은 "소비자에게 유익한 금융정보 제공을 확대해 소비자의 알권리가 강화되고 편리하고 합리적인 금융생활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