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새누리당의 8.9전당대회 시기가 확정됐을 당시만 해도 최경환 의원의 당권도전을 당연시하던 친박계가 일격을 맞고 휘청거리고 있다.
일명 ‘최경환·윤상현 녹취록’이 전격 공개되면서 친박 핵심인 최 의원의 불출마에 이어 친박 좌장 서청원 의원까지 19일 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4.13총선 과정에서 최·윤 의원 두 사람이 서청원 의원 지역구에 입후보한 예비후보에게 차례로 전화를 걸어 지역구 변경을 요구한 사실이 드러난 여파이다.
전당대회를 3주 앞두고 4.13총선 패배 후유증이 폭발한 수준으로 이날 친박계에서는 통화내용을 일방적으로 녹음했다가 공개한 것에 대해 “인간쓰레기 같은 행동”이라는 거친 비판까지 나왔다.
논란의 당사자들은 일단 공식 대응없이 침묵 모드로 일관하고 있는 가운데 차기 당권도전을 선언한 친박계 후보들의 각자도생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홍문종 의원도 당권 도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친박계가 본격 내전을 치를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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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경환 의원(오른쪽)과 윤상현 의원이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 지도부 및 국회의원 오찬에서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홍 의원은 앞서 서 의원이 출마하면 경선에 나오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총선백서 발간을 앞두고 출마선언을 보류한 서 의원이 장고를 거듭하던 중 녹취록 파문이 터졌다. 졸지에 친박 당권주자가 사라진 상황에서 비로소 홍 의원이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특히 이미 당권도전을 선언한 친박계 이주영·이정현·한선교 의원이 모두 완주를 다짐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로 인해 계파 타파에 더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주영 의원은 당대표 출마 발표와 함께 이미 ‘탈박’을 선언했고, 한선교 의원은 서 의원 당대표 출마를 비판하며 “강성친박과 구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정현 의원은 출마선언문에서 아예 계파를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이날 비박계 당권주자들은 일제히 녹취록 파문과 관련해 거친 공세를 이어갔다. 비박계 당권주자로는 김용태·주호영·정병국 의원이 뛰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박근혜 대통령이 답하셔야 한다”면서 “지난 막장 공천은 당원과 국민에게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대통령과 청와대를 병풍삼아 떡 주무르듯 공천권을 좌우한 ‘권력농단’ 사건”이라며 “동지를 사지에 몰아넣고 국민과 당원 가슴에 대못을 박은 정치테러”라고 비판했다.
주호영 의원은 이날 라디오방송에서 “법적으로 타인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언행을 하는 건 협박죄”라며 “당내 기구에서 이 과정을 소상히 밝혀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고, 처벌할 사람은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친박계의 공천개입 사실이 녹취록 공개로 낱낱이 드러난 가운데 이번 파문의 불똥이 이주영·이정현·한선교 의원 등 탈박으로 분류되는 후보들에게까지 미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주영 의원의 경우 이날 “서청원 불출마를 환영한다. 현명한 결정이었다”라고 입장을 밝혔지만 당내에서 세대교체 여론이 커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번 파문의 최대 수혜자는 정병국·김용태 의원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두 사람은 그동안 총선참패에 책임이 큰 서 의원의 출마가 옳지 않다고 강력 비판해왔다. 그런 만큼 당 수뇌부와 거리가 먼 철저하게 비박계로 분류되어온 인물이다.
한편, 서 의원이 출마할 경우 본인도 당대표 출마를 시사해온 나경원 의원은 이날 경선출마 여부와 관련해 “주변분들과 상의해서 당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결정하겠다”고 밝혀 전당대회의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나 의원은 몇몇 여론조사에서 당 대표 선호도 1위를 달리는 등 경쟁력 있는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서 의원이 출마하면 나가고, 출마하지 않으면 안 나가겠다는 의사를 공공연히 밝혀온 만큼 서 의원 불출마로 인해 나 의원 자신도 이번 전대에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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