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혁신 상품’으로 불렸던 ‘베트남 랜드마크72 자산유동화증권(ABS)’에 대응해 한국투자증권이 ‘하나 그랜드티마크부동산펀드 1호’를 내놓으면서 맞불을 놨다. 저금리로 마땅한 수익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증권사들의 부동산을 활용한 투자 상품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이 이달 초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출시한 베트남 랜드마크72 ABS는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상품은 미래에셋증권이 베트남의 랜드마크72 빌딩 인수 거래에 투자한 선순위대출 3000억원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ABS로 연 6%의 이자수익 중 연 4.5% 수익은 개인투자자에게 돌려주고, 나머지 1.5%는 미래에셋증권이 가져가는 구조다.
최저 가입금액이 2억원이나 됐지만 만기 6개월에 연 4.5%의 확정 수익을 보장한다는 파격 조건에 거액 자산가의 높은 관심을 받으면서 판매 이틀 만에 2500억원어치가 완판 됐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원금손실 가능성이다. 청산 시 빌딩의 가치가 ABS의 기초자산으로 설정된 선순위대출 금액인 3000억원 이하로 하락할 경우 원금이 깨질 수 있다. 이와 함께 베트남 부동산 시장이 악화돼 만기 시점에 다음 회차 차환발행 분의 투자자를 유치하지 못할 경우 투자금이 최대 5년까지 묶여있을 수 있다.
또 ‘확정 수익 보장’이라는 문구를 사용할 수 있는지도 논란이 일었다.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주식이나 채권과는 달리 원금보장형 주가연계증권(ELS)와 같은 구조화 상품은 발행 증권사가 통상적으로 신용보강을 통해 투자자에게 정해진 수익을 지급할 수 있다”며 “미래에셋증권이 신용보강을 통해 투자자에 정해진 수익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해 간 부동산투자 전문회사) AON BGN이 중도 상환을 원하고 있어 투자금이 묶일 염려는 적다”며 “리테일을 통해 ABS를 판매한 것은 초저금리 상황에서 좋은 상품을 개인투자자에 공급하기 위한 것으로 앞으로도 더 많이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하나 그랜드티마크부동산펀드 1호’ 역시 판매를 시작한지 1시간 만에 배정한도 300억원이 모두 판매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상품은 서울 중구 회현동에 위치한 티마크그랜드호텔(특2급 호텔)을 매입해 하나투어 자회사인 마크호텔에 20년간 임대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임대료를 배당금으로 지급하는 공모 부동산펀드다.
마크호텔의 모회사인 하나투어(신용등급 A0)가 연대보증 한 최소 보장임대료는 연간 93억1000만원으로, 호텔운영 필요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최소 연 5.5%의 배당금 지급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최소임대료와 매출액의 44% 중 높은 금액을 임대료로 받을 수 있는 구조로 짜여 호텔 매출이 증가하면 더 높은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
만기 5년간 환매가 제한된 폐쇄형 펀드지만, 설정 후 거래소에 상장시켜 거래할 수 있게 할 예정이어서 유동성 문제도 해결됐다. 이 펀드는 미래에셋증권 상품에 비해 확정수익도 1% 높을 뿐 아니라, 최소가입금액도 1000만원으로 가입문턱이 상대적으로 낮다.
하지만 다른 펀드와 마찬가지로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다. 미래에셋증권 ABS는 2000억원 후순위 대출이 있어 랜드마크72 빌딩 가격이 3000억원까지 떨어져도 원금이 보장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익률이 1% 차이가 나는 데 비해 감당해야 할 리스크는 그랜드티마크부동산펀드가 다소 높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문성필 한국투자증권 상품전략본부장은 “만기 시 부동산 시세가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지만 5년간 27%의 배당금을 받을 뿐 아니라 공시지가보다 비싸게 구입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원금손실이 안 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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